1300년 전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 갔던 고구려 사절단의 생생한 모습을 만난다. 고구려 사절단의 모습이 그려진 사마르칸트 아프라시아브 궁전의 내부와 벽화의 모습이 입체영상으로 디지털 복원됐다.
벽화가 발견된 것은 1965년 사마르칸트 아프라시아브의 7세기 궁전 터. 이곳은 실크로드 중개무역을 통해 동서양 문명 교류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이란계 소그드인의 유적. 벽화 속에선 고구려인 두 명이 확인돼 국내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고구려 특유의 복식인 조우관(鳥羽冠·새의 깃으로 장식한 모자)을 쓰고 환두대도(環頭大刀·둥근 고리가 달린 큰 칼)를 찬 모습이었다.
당시 이곳은 돌궐(투르크)의 영향 아래 있던 지역. 640∼660년 고구려와 당의 치열한 각축 속에서 고구려가 정치적 외교적 교섭을 위해 돌궐의 사마르칸트에 사신을 보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벽화 실물은 아프라시아브 국립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지만 많이 훼손된 상태다. 1965년 발견 당시 러시아 화가들이 벽화를 모사했으나 이 모사도 역시 희미해 고구려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 영상 복원으로 고구려인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복원을 담당한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의 박진호 선임연구원은 “아프라시아브 벽화가 발견된 도성과 궁전터, 궁전 내부를 모두 디지털로 복원했다. 7세기 고구려인의 모습을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영상물은 벽화 모사도, 우즈베키스탄의 고대 문화재 등과 함께 17일부터 2010년 9월 25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동서문명의 십자로-우즈베키스탄의 고대문화’ 특별전에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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