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인물 내면까지 살린 조선 초상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4일 03시 00분


◇한국의 초상화/조선미 지음/582쪽·4만5000원·돌베개

“터럭 한 올이라도 틀리면 그 사람이 아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이 같은 마음으로 초상화를 그렸다. 그래야만 대상 인물의 외형과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35년 동안 초상화를 연구해온 저자가 왕의 초상(어진)을 비롯해 사대부초상, 여인초상, 승려초상 등 조선시대 초상화 대표작 74점을 소개했다. 위풍당당한 면모를 보여주는 태조 어진, 3분의 1 정도가 불에 타 사라진 군복 차림의 철종 어진, 고뇌 가득한 천재의 내면세계를 담아낸 김시습 초상, 엄정한 자기성찰과 내면 응시를 보여주는 윤두서 자화상, 자결로 생을 마감한 우국지사 황현의 초상 등. “중국 초상화는 인물의 지위와 신분을 강조하고 일본은 개인의 특징을 잘 잡아내 변형하거나 강조한다. 그러나 우리는 보이는 그대로 담담하고 절제된 모습으로 그린다”는 설명도 흥미롭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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