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 건축 거장의 세계…‘루이스 바라간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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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8일 03시 00분


‘빛과 색과 고요함의 건축가’ 루이스 바라간(1902∼1988·사진)의 삶과 작품세계를 돌아보는 전시회 ‘루이스 바라간, 그를 만나다’가 12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다.

바라간은 멕시코 미니멀리즘 건축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빨강 노랑 파랑 등 강렬한 원색과 단순한 형태를 즐겨 사용한 그의 건축 스타일은 리카르도 레고레타 등 후배 멕시코 건축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바라간은 22세 때 2년 동안 프랑스와 그리스, 스페인을 여행하며 르코르뷔지에 건축 등을 체험했다. 특히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그라나다에 있는 알함브라 이슬람 궁전에서 감명을 받았다. 흐르는 물을 공간에 삽입하는 방식은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건축으로부터 배운 것이다. 이후 그는 화가 추초 레이예스, 마티아스 고에리츠와 교류하며 토속 문화의 향취가 깃든 현대 건축의 가치관을 확립했다.

루이스 바라간이 설계해 멕시코시티에 지은 자택 ‘카사 루이스 바라간’의 내부. 사진 제공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
루이스 바라간이 설계해 멕시코시티에 지은 자택 ‘카사 루이스 바라간’의 내부. 사진 제공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
바라간이 설계해 1948년부터 거주한 자택 ‘카사 루이스 바라간’은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나의 집은 내 삶의 피난처다. 나는 차가운 기능적 편리함의 건축보다 따뜻한 감성의 건축을 믿는다. 현대 건축은 기술적 문제에 천착해 메시지와 감성을 잃고 있다. ‘벽’의 원래 역할은 공간의 기능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보호하는 것이었음을 돌아봐야 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주변 환경과 대립하지 않는 정제된 공간에 시적인 고요함을 담아낸 그의 작품 사진과 모형 100여 점이 전시된다. 바라간이 남긴 그림과 사진, 동영상 자료도 함께 볼 수 있다. 02-3210-0071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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