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기표 4단 ● 조혜연 8단
본선 16강 7국 4보(71∼92) 덤 6집 반 각 3시간
흑 71 때 백 72, 74로 되돌려 치는 것이 맥점. 백 76으로 상변 흑 두 점이 고사했다. 흑 77, 79도 보류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상변 흑 두 점엔 뒷맛이 제법 남아 있었는데 이걸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흑은 우상귀 패에 불을 댕길 수밖에 없다. 흑 81이 패를 내는 첫걸음. 백 82로 물러서서 받은 것도 정수. 백 82 대신 참고 1도 백 1로 두는 것은 흑 4의 선수가 듣는다. 이어 흑은 6으로 두어 패를 만들 수도 있고 그냥 내버려둬도 빅이 되기 때문에 백으로선 실전보다 더 손해.
백은 단번에 흑을 제압하는 팻감은 없다. 하지만 패에 져도 다른 곳에 두 번 연속 두면 패의 대가를 뽑아낼 수 있다는 계산에서 백 88로 쳐들어간다. 흑 89는 일종의 응급처치이자 이쪽 팻감을 받아주지 않겠다고 작정한 수. 만약 흑 89로 참고 2도 흑 1처럼 팻감을 받아주기 시작하면 백 10까지가 모두 팻감이 돼 패를 이길 수 없다.
흑 91로 때려내 패에 이긴 것이 30집에 가까운 크기.
백도 여기서 신중해야 한다. 자칫 느슨하게 두다가는 30집의 손해를 만회하지 못하고 금방 따라잡힐 수 있다.
홍기표 4단은 잠시 생각하더니 백 92의 강수를 터뜨린다. 조혜연 8단이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긴 수읽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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