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층 건물이 캔버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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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4일 03시 00분


옛 대우빌딩 외벽에 미디어아트
세계최대 규모 기네스 등재 추진

서울스퀘어 빌딩 외벽에 선보인 줄리언 오피 씨의 미디어 아트 ‘워킹 피플’. 변영욱 기자
서울스퀘어 빌딩 외벽에 선보인 줄리언 오피 씨의 미디어 아트 ‘워킹 피플’. 변영욱 기자
어둠이 내리면 서울역을 마주 보고 있는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의 전면에 활기차게 걸어가는 남녀들이 등장한다. 영국 작가 줄리언 오피 씨의 ‘워킹 피플’이란 작품으로 지상 23층 건물의 외벽이 거대한 미디어 아트 스크린으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2007년 이 건물을 인수한 케이알원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는 개보수 공사와 함께 건물 안팎에 미술 작품을 설치하는 아트프로젝트를 마련했다. 가나아트갤러리가 기획 진행한 6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중 30억 원이 외벽의 발광다이오드(LED) 시스템 설치에 들어갔다. 가나아트 이옥경 대표는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4∼23층 외벽의 테라코타 타일에 구멍을 뚫어 LED를 설치했다”며 “가로 99m, 세로 78m의 세계 최대 LED 미디어 캔버스로서 현재 기네스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심의를 거쳐 미디어 캔버스의 첫 작품으로 오피 씨와 한국작가 양만기 씨의 작품이 오후 6∼11시에 10분씩 선보이고 문경원 김신일 씨 등도 작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공미술에 대한 새로운 시도란 점에서 눈길을 끌지만 서울의 상징적 건물이란 점에서 시각적 공해나 지루한 반복이 되지 않도록 소프트웨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년 365일 같은 장소에서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봐도 질리지 않을 작품인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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