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본격적 몸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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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4일 03시 00분


패싸움으로 우상을 흑에게 내 준 백이 (△)의 강수를 던지자 조혜연 8단은 잔뜩 긴장한다. 예상하지 못한 면도 있지만 수읽기를 해보니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백 (△)가 놓인 이상 흑 93, 백 94로 서로 끊는 것은 필연. 이제부터 한 수마다 외줄을 타는 듯한 곡예가 펼쳐진다.

조 8단이 백 한 점을 단수치지 않고 흑 95로 끼운 것에는 계략이 담겨 있다. 백은 96으로 참고 1도 백 1, 3처럼 흑을 틀어막고 싶다.

하지만 이는 흑의 계략에 넘어가는 수. 흑 10까지 귀의 백이 잡힌다. 흑 99도 평범한 수처럼 보이지만 속엔 칼을 품고 있다. 백이 무심코 참고 2도 백 1로 뻗으면 흑 4로 붙이는 맥이 성립한다. 흑 10까지 백이 힘겨운 모습.

지금까진 홍기표 4단이 조 8단이 설치해놓은 덫을 잘 피하고 있다. 조 8단은 또 한 번 백을 시험한다. 흑 101이 묘한 껴붙임이다. 102의 곳에 젖히는 게 보통인데 그 뒤의 변화가 신통치 않다고 본 것이다. 백도 ‘가’로 후퇴할 순 없다. 홍 4단은 백 102로 뻗어 일전불사를 외친다.

흑백의 몸싸움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둘 다 험난한 길을 가야 하지만 흑의 앞길이 좀 더 가파르고 험난해 보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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