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여 년 전 가야 여성이 다시 태어났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경남 창녕군 송현동 15호분(6세기 가야)에서 출토된 여성 순장인골의 인체를 복원해 그 모형을 25일 공개했다. 고대 순장자의 인골을 토대로 전신을 복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순장인골은 귀고리를 착용한 모습으로 2007년 12월 발굴됐다. 가야문화재연구소는 2년에 걸쳐 과학분석을 한 결과 인골의 주인공은 16세가량의 여성에, 뼈대의 키는 151.5cm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여성은 무덤 주인공인 권력자의 시녀였고 그가 죽자 순장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작업을 통해 여성의 근육과 피부를 복원하고 머리카락을 심은 결과 키는 153.5cm였다. 턱뼈가 짧고 얼굴이 넓지만 목이 긴 미인형 얼굴이었다. 팔이 짧았고 허리는 21.5인치(54.61cm)로 현대 여성의 허리(평균 26인치·66.04cm)보다 가늘었다. 얼굴의 길이는 19.6cm로, 얼굴과 신체의 비례를 따져보면 팔등신에 가깝다.
인체복원 작업은 뼈에 남아있는 의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컴퓨터단층촬영(CT), 3차원 스캔, 디지털 복원 등을 통해 진행됐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복제 뼈를 만들고 가톨릭대 의대 응용해부연구소에서 이를 조립했다. 이어 B·H 조형연구소에서 근육과 피부를 복원한 뒤 실리콘으로 전신상을 만들었다. 사람의 피부와 비슷한 색감과 질감으로 마감했고 머리카락과 눈썹도 심었다. 이 밖에 단국대 석주선박물관이 머리카락 형태를 조언했고 임정연한복이 대가야박물관의 도움으로 가야 의복을 만들었다. 가톨릭대 응용해부연구소 한승호 소장은 “복원된 가야 여성의 얼굴이 실제 얼굴과 같을 확률은 70∼80%”라고 설명했다.
순장인골 복원 모형은 29일까지 서울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12월 1∼6일 출토지인 창녕군의 창녕박물관에서 전시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