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아마국수전…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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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7일 03시 00분


백 42는 일반적 기준에서 보면 완착이다. 중앙 백 대마가 끊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이처럼 단단하게 연결하는 건 너무 발이 느린 행마. 참고도를 보자. 백 1로 날렵하게 뛰고 흑 2의 보강 때 백 3에 뒀으면 이 시점에서 골인할 수도 있었다. 홍기표 4단이 바둑계 속어로 추위를 타서 움츠러든 것일까.

백 (△)로 한 템포 늦추자 흑이 반상 최대의 자리인 43을 차지할 여력이 생겼다. 이 수로 형세는 반면승부에서 2, 3집 차로 줄어들었다.

흑 43이 큰 끝내기인 이유는 흑 65부터 77까지 백의 수중에 있던 하변 흑 한 점이 선수로 살아오는 수가 있기 때문. 이걸 감안하면 흑 43은 안팎으로 따져 13집 정도 된다.

이후에도 끝내기에서 흑의 활약은 눈부시다. 흑 79와 85처럼 큰 끝내기라고 할 만한 곳은 모두 차지했다. 그동안 백이 한 것이라곤 백 80을 둔 정도. 그러나 형세는 백 우세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백 42가 완착이라고 했지만 달리 보면 홍 4단이 실전 수순을 미리 내다보고 백 42로 중앙에 남겨진 ‘바늘 끝만 한 약점’마저 없애려는 깊은 뜻이 숨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흑 85 이후 100수 넘게 더 뒀지만 승부와는 무관했다. 이후 수순은 총보. 75…68.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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