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의 ‘憲問(헌문)’편에서 공자는 군자로서 힘써야 할 세 가지에 仁 知(智) 勇이 있다고 말하고 스스로에게는 그런 점이 부족하다고 自責(자책)했다. 공자의 이 말에 대해 子貢(자공)은 “이것은 부자께서 스스로를 말씀하신 것이다”라고 해서 공자야말로 이 세 가지를 갖추고 계신 분이라고 덧붙였다. 단, 공자 자신은 성인으로 자처하지 않았다. 자신을 성인으로 여기면서 겉으로만 겸손한 척하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자책의 말씀이 남에 대한 격려의 말씀이 되는 것이다.
無能焉은 셋 가운데 잘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말이니 謙辭(겸사)이다. 仁者不憂는 어진 사람은 안이 병들어 있지 않기에 근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知者不惑은 지혜로운 사람은 사리에 통달해 있으므로 헷갈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勇者不懼는 義理(의리)에 충실한 까닭에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子罕(자한)’에서도 공자는 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를 말하여 ‘중용’에서 三達德(삼달덕)으로 제시한 知 仁 勇을 부연하듯이 설명했다. 삼달덕이란 천하에 통하는 보편적인 세 가지 덕목이라는 말이다. 여기서는 순서가 조금 다르다. 尹焞(윤돈)은 그 차이에 의미를 부여해서, 덕을 이룸은 仁을 우선으로 삼고 배움을 진전함은 智를 우선으로 삼으므로 공자가 달리 말했다고 보았다. 하지만 순서의 차이에 穿鑿(천착)할 필요는 없다.
공자는 三達德을 갖춘 사람을 군자의 이상형으로 보았다. 인애의 마음자세, 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 과감한 실천을 갖춘 인간형은 현대의 우리도 추구해야 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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