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재학 중이던 스물한 살에 단편 ‘영이’로 등단한 뒤, 친구를 살해한 여고생이란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 장편 ‘미나’를 발표해 주목받았던 소설가 김사과 씨. 이번에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젊은 소설가의 방황과 파괴적인 연애를 그린 두 번째 장편 ‘풀이 눕는다’를 펴냈다.
재학 중 등단했으나 사회나 기성문단에 적응하지 못하고 내키는 대로 걸어 다니기만 하는 주인공 ‘나’는 작가의 분신처럼 읽히기도 한다. 길에서 우연히 무명 화가인 ‘풀’을 발견하고 운명적인 이끌림을 느낀 나는 무작정 그를 쫓아가 연인이 된다. 풀은 집에서 그림만 그리고, 나는 그런 풀에게 영감을 받아 소설을 쓰려고 한다. 하지만 부정과 반항으로 일관하는 미성숙, 독점욕 등으로 결국 이들의 관계는 순탄치 못하게 변해 가고 파국적인 결말을 불러온다.
독해 자체가 힘들었던 전작보다는 읽기가 수월하지만 패배주의와 반항, 무기력과 허무주의로 뻗어나가는 이야기, 속어가 빈번한 문장 등은 여전히 톡톡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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