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기의 실력을 고려하지 않고 남에게 알려져 重用(중용)되기만 바라고, 중용되지 않으면 不平(불평)을 말하고는 한다. 공자는 그러한 투덜거림을 거듭 경계했다. ‘논어’ ‘憲問(헌문)’의 이 章은 ‘學而(학이)’의 ‘不患人之不己知(불환인지불기지)요 患不知人也(환부지인야)’와 유사하다.
‘學而’에서는 내가 남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라고 했다. 남을 알지 못하면 그의 옳고 그름과 간사하고 정직함을 分辨(분변)할 수 없기에, 남을 알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憲問’에서는 내 자신의 무능함을 걱정하라고 했다. 내면의 덕을 닦아 자기 자신을 충실하게 하는 專內實己(전내실기)의 공부에 힘쓰라고 촉구했다.
患은 마음에 켕겨하는 모습이다. 흔히 不과 勿을 구분해서 不은 단순 부정사, 勿은 금지사로 보지만, 둘은 통용된다. 부정부사에는 b- 계열과 m- 계열이 있는데 서로 통용된다. 즉, 不은 否(부) 弗(불) 未(미) 毋(무) 勿(물) 無(무) 亡(망) 非(비) 匪(비) 靡(미) 蔑(멸) 微(미) 罔(망)으로 표기할 수 있다. 人之不己知에서 之는 포유문 속의 주어와 술어를 이어준다. 不己知는 짧은 부정문에서 빈어(목적어)가 대명사일 때 대명사가 동사 앞으로 도치되는 어법을 따랐다. 不能은 無能(무능)으로 되어 있는 텍스트도 있다.
‘里仁’에서도 공자는 “不患無位(불환무위)요 患所以立(환소이립)하며 不患莫己知(불환막기지)며 求爲可知也(구위가지야)니라”라고 했다. 지위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지위에 설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를 걱정하며 자신을 알아주는 이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알려질 만한 사람이 되기를 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무의미한 투덜거림을 멈출 때 정녕 우리는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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