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아마국수전…일당백의 하변 백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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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4일 03시 00분


박정상 9단은 초반 하변에서 축머리를 구사하는 전략을 폈지만 이창호 9단의 침착한 대응에 수포로 돌아갔다. 더구나 국면의 형태가 단순해져 꼬투리를 잡을 곳이 마땅치 않다. 이제 흑은 어떻게든 판을 복잡하게 만들어야 한다.

박 9단은 백이 참고도 1처럼 중앙 두 점을 살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흑 4로 모양을 잡고 중앙 백을 공격하려는 것. 그 과정에서 하변 백 집을 자연스럽게 삭감하는 수순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잠시 뜸을 들이던 이 9단은 아낌없이 백 두 점을 버린다. 백 54, 56으로 하변을 키우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그 계산은 정확했다. 백 58까지 생긴 하변 집이 50집으로 일당백이다. 전체 흑 집과 얼추 비슷하다.

흑으로선 하변 백 집을 최대한 깨야 한다. 흑 63의 ‘날일’자 행마로 들어간 것이 박 9단이 고심 끝에 내린 선택. 평범하게 한 칸 뛰거나 마늘모로 삭감하면 백 진으로 깊게 들어가지 못한다.

백의 입장에서 흑 63은 도발이나 마찬가지. 뒤로 받아줄 순 없다. 백 64, 66으로 끊어 본격적인 응징에 나선다. 흑 63 한 점이 살아날 길이 없어 보이는데 박 9단은 무엇을 노리고 있을까. 두 기사가 흑 한 점을 둘러싸고 수읽기 대결을 펼치기 직전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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