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스(蔣介石·1887∼1975)는 1915년부터 사망할 때까지 일기를 썼다. 첫 3년간의 일기는 분실됐지만 나머지 일기 속에는 당시 상황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중국군 장교로 항일전쟁에 직접 참여했다 미국으로 망명한 역사학자가 그의 일기를 통해 중국 근현대사를 돌아봤다.
“부모도 없는 몸뚱이는 또 한 해를 견뎌냈다. 사람들은 영광과 위엄 속의 나만을 볼 따름이다. 주변 환경이 내게 가하고 있는 고뇌를 누가 알아줄 수 있겠는가?”(1930년 12월 31일)
장제스가 이 일기를 쓴 1930년은 그가 5회에 걸쳐 중국공산당 포위전을 수행했던 해다. 중국 내 통일을 항일투쟁보다 앞세워 공산주의자를 숙청했던 당시의 심정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저자는 장제스와 중국 근현대사에 대해 “장제스와 국민당은 나라를 위해 새로운 상부구조를 만들었고, 마오쩌둥과 공산당은 하부구조를 해체해 다시 꾸렸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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