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786>子曰, 不怨天하며 不尤人이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9일 03시 00분


공자가 말씀하셨다. “나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허물하지 않으며, 아래로 인간의 일을 배우면서 위로 천리에 통달하나니, 나를 알아주는 것은 아마 하늘이실 것이다.”

만년의 공자는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공자는 자신을 칭송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실은 자신을 잘 알지 못하고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개탄했다. 그리고 “아마도 나를 진정으로 알아주는 것은 하늘이실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 호(785)에서 이어진다.

공자는 時運(시운)이 따라주지 않아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사람을 탓하지 않았다. 어느 때든 자기 몸을 돌이켜 스스로를 닦아 나가 순서에 따라 차츰차츰 나아갔다. 이것들은 내면의 은밀한 공부였으므로 남들이 잘 알 수 없었을 것이다.

不怨天은 時運을 못 얻어서 뜻이 사업과 어긋났지만 그렇다고 하늘을 원망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不尤人은 천하를 周遊(주유)하였으되 제대로 써주는 군주를 만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허물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怨과 尤는 둘 다 원망한다, 허물한다는 뜻이다. 한문은 같은 짜임의 글이 이어질 때 주요 글자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곧, 글자를 바꿔 중복을 피하는 變文避複(변문피복)의 수사 원리가 작동한다. 下學而上達은 일상의 일을 익혀서 차츰 高遠한 것을 깨달아 나간다는 뜻이다. 其天乎는 ‘아마도 하늘이리라’의 뜻으로, 其∼乎는 추정의 어조를 나타낸다.

궁벽한 이치를 찾아내어 괴이한 행동을 하는 것을 索隱行怪(색은행괴)라 한다. 공자는 索隱行怪하지 않았다. 下學上達하였다. 우리의 공부도 별스러운 것일 수가 없다. 일상에서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배워나가 삶의 이치를 깨쳐나가는 것이 참공부이리라. ‘논어’를 읽는 것은 그 공부법을 익히는 유력한 방법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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