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무엇이고, 죽음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변화돼 왔으며 지금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는 죽음은 어떤 모습인가. 법의학자로서 수많은 죽음을 지켜보고 주검에 내포된 의문을 풀기 위해 노력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이런 물음들에 답하면서 죽음을 의학적, 문화학적으로 통찰한다.
그는 우선 사생관(死生觀)의 변화를 살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사후세계를 믿었다. 또 시신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여겼기 때문에 미라를 만들었다. 중세 때는 종교가 힘을 발휘하면서 몸은 썩고 영혼만 천국에 오른다는 영육이원론(靈肉二元論)이 힘을 얻었다.
저자는 사망 후 몸에 일어나는 현상을 얘기하면서 시반(屍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람이 사망하면 혈구는 밑으로 가라앉는다. 혈액취하(血液取下)라는 이 현상으로 피부에 암적갈색이 나타나는데 이를 시반이라고 한다. 저자는 “시반을 통해 죽은 장소, 죽을 때의 모습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용기를 갖고 차분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평소에 지녀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죽음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책 제목의 ‘시활사’에 대해 그는 “죽음에 대해선 주검(시체)이 모든 것을 가르쳐주는 산 스승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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