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돋보이는 뮤지컬과 솔리스트 연주자를 기다려온 팬들에게 새해 공연계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예정 공연들을 간추려 본다.》 뮤지컬 대부분 재공연 연극-오케스트라 풍성 ○ 숨고르기에 들어간 뮤지컬
2010년 뮤지컬 시장엔 찬바람이 분다. 올해 연거푸 흥행에 쓴잔을 맛본 탓인지 신작이 크게 줄었다. 첫선을 보이는 대형 뮤지컬은 한 손에 꼽을 정도이고 리바이벌 작품이 대부분이다. 국내 초연 라이선스 뮤지컬로는 ‘빌리 엘리어트’(8월∼2011년 2월·LG아트센터)와 ‘모차르트!’(1월 20일∼2월 21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몬테크리스토 백작’(4월 22일∼6월 13일·유니버설아트센터), ‘컨택트’(1월 8∼17일·LG아트센터, 1월 22∼31일·경기 고양아람누리), ‘스팸얼랏(Spamalot)’(11월 23일∼2011년 1월 2일·한전아트센터)이 있다. 발레리노를 꿈꾸는 탄광촌 소년 빌리가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빌리 엘리어트’는 2005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막을 올린 이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6월에는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토니상 10개 부문을 휩쓸었다. 제작사인 매지스텔라는 내년 2월 빌리 등 전체 캐스팅을 발표한다.
‘모차르트!’는 1999년 빈에서 초연되며 오스트리아 뮤지컬을 세계무대에 알린 작품. 모차르트의 불꽃같은 예술혼과 사랑, 성장통에 초점을 맞췄다. 모차르트 역에 임태경 박건형 김준수(시아준수) 박은태 씨가, 대주교에 민영기 윤형렬 씨, 모차르트의 아버지에 서범석, 어머니는 배해선 씨가 발탁됐다. 스위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올해 처음 선보인 최신작.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댄스컬 ‘컨택트’는 남녀의 사랑을 고전무용과 발레, 재즈 댄스로 표현한다.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김주원 씨와 안무가 이란영 씨, 배우 장현성 구자승 윤길 정주영 씨가 출연한다.
창작 뮤지컬은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태양의 노래’(5월 5∼29일·세종M씨어터)와 이병헌, 이은주가 주연했던 영화로 만든 무비컬 ‘번지점프를 하다’(하반기 예정)가 공연된다.
재공연하는 뮤지컬로는 ‘시카고’(1월 10일∼2월 28일·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맨 오브 라만차’(1월 22일∼2월 15일·LG아트센터), ‘미스사이공’(4월 16일∼5월 1일·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5월 13일∼9월 12일·충무아트홀 대극장) 등이 있다.
○ 현대연극의 거장들을 만난다
뮤지컬에 비하면 연극은 풍성하다. 특히 현대 거장 연출가와 극작가의 작품이 많다. 가장 주목되는 작품은 영국 태생의 세계적 연출가 피터 브룩(84)이 연출한 작품으로 국내 처음 소개되는 ‘11 그리고 12’이다. 브룩은 스물둘에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코벤트가든) 제작감독, 스물다섯에 로열셰익스피어극단(RSC) 상임연출가로 발탁될 정도로 천재로 각광받았다. 1970년부터는 프랑스로 무대를 옮겨 국제연극연구소(CIRT)와 뷔페 뒤 노르 극장을 무대로 다국적 배우들과 손을 잡고 자신의 연극철학을 담은 문제작들을 꾸준히 발표하며 20세기 연극을 대표하는 존재가 됐다. 6월 공연될 ‘11 그리고 12’는 잘못된 신념에 의해 무참히 희생당하는 북아프리카 이슬람 종교지도자의 삶을 그린 2004년 작 ‘티에르노 보카’의 후속작. 이슬람 신자의 하루 기도 횟수가 11번이 맞느냐 12번이 맞느냐를 놓고 펼쳐진 종교투쟁을 그린 최신작으로 6월 17∼20일 LG아트센터 10주년 기획공연으로 국내 무대에 오른다. 극작가 출신으로 체코 초대 대통령을 지낸 바츨라프 하벨(73)이 20년 만에 발표한 신작 ‘Leaving’도 관심을 모은다. 4월 2∼4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러시아 거장들의 작품도 두 편 있다. 러시아 연극계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황금 마스크 상을 3차례나 수상한 레프 도진은 5월 5∼8일 안톤 체호프 원작의 ‘바냐 아저씨’를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린다. 2004년 한국배우들을 데리고 연출한 ‘갈매기’로 뜨거운 갈채를 받은 그레고리 지차트콥스키는 5월 28일∼6월 13일 ‘벚꽃동산’으로 다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을 찾는다.
신경숙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스타PD 출신 고석만 씨가 연출하는 ‘엄마를 부탁해’(1월 22일∼3월 24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와 2차대전이 끝나고 B급 전범으로 처형당한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다룰 재일교포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정의신의 차기작도 기대를 모은다.
○ 클래식 솔리스트는 저조
오케스트라 공연 중 최대 기대주는 11월 12, 13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 네덜란드의 로열 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 이 악단은 2008년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머폰이 뽑은 ‘세계 최고의 관현악단 20선’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제치고 1위에 오를 만큼 예술성과 기능성을 함께 인정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1996년 이후 14년 만의 무대다.
영국 런던의 5대 교향악단 중에서 탁월한 표현력으로 인정받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도 15년 만에 내한한다. 5월 3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6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피아니스트 출신 지휘자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 지휘로 연주하고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한다.
4월 30, 5월 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샤를 뒤투아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내한공연을 갖는다.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5월 16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과 협연한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9월 17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재키브,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협연한다.
독주자 중에서는 10월 31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질 루마니아 출신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가 기대를 모은다. 서정미와 분석적인 연주를 동시에 갖춰 1970년대 이후 세계 피아노계를 이끄는 주인공 중 하나로 꼽혀왔다. 오늘날 드라마틱(극적) 테너의 절대강자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출신 호세 쿠라는 5월 4일 경기 고양아람누리에서 독창회를 연다.
○ 무용 초연작 줄어
2009년 ‘왕자호동’ ‘오네긴’ 등 다양한 초연작을 선보였던 무용계는 2010년에는 기존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발레단은 한·러 수교기념 공연인 유리그리가로비치의 ‘레이몬다’(9월 25∼30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를 초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해 선보였던 모던 발레 프로젝트를 7월 16∼18일 유니버설아트센터 무대에 올린다. 서울발레시어터는 창단 15주년 기념 갈라 공연(8월)과 함께 제임스 전 예술감독과 안성수 씨가 발레와 클래식의 크로스 오버라는 주제로 모던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 대중음악, 록밴드 그린데이 내한
2010년 대중음악 내한공연의 첫 무대의 주인공은 록 밴드 그린데이다. 1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처음으로 한국 관객과 만나는 이들은 1994년 발표한 노래 ‘바스켓 케이스’로 네오 펑크 록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스타 밴드다. 2월 6, 7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파이널 판타지 오케스트라 콘서트: 디스턴트 월드’는 일본의 게임음악 스타작곡가 노부오 우에마쓰가 컴퓨터게임 ‘파이널 판타지’ 배경음악을 주제로 펼치는 이색적인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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