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기표 4단 ● 김정현 초단
본선 8강전 1국 10보(213∼244) 덤 6집 반 각 3시간
패싸움은 다시 우상으로 옮아갔다.
이 시점에서 형세를 냉정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중반 이후 백이 패를 빌미로 맹렬한 추격전을 펼쳤지만 아직 흑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흑이 이제라도 침착하게 운영하면 승리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반상의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김정현 초단의 머리도 달아오른 상태. 이런 때일수록 한 걸음 물러서서 바둑의 흐름을 조망하고 감정을 다스려야 하는데 김 초단이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흑보다 백의 팻감이 많기 때문에 패싸움을 해봐야 백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김 초단은 이 시점에서 패에 집착하지 말고 차라리 양보한 뒤 다른 길을 모색해봐야 했다. 흑 127 때가 첫 번째 기회였다. 실전처럼 패를 때려내지 말고 참고 1도 흑 1로 젖혀 간다. 흑 5까지는 간단한 수순인데 이랬으면 여전히 흑에게 승산이 있었다.
흑 129 때가 마지막 기회. 역시 참고 1도와 마찬가지로 참고 2도 흑 1이 포인트. 흑 9까지 굉장히 미세하지만 흑이 유리해 보이는 승부다.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놓치고 백 130으로 우변이 백의 수중에 들어가자 역전됐다. 게다가 흑 133이 헛팻감. 순식간에 허물어진 흑은 더 버티지 못하고 백 144을 보자 돌을 던졌다. 116·126·132…○, 119·129·134…113, 124·140…◎, 127·14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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