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좋아하는 동물 가운데 하나인 호랑이. 단군신화와 청동기 시대 암각화에도 등장할 정도로 오랜 세월 한국인과 함께하며 용맹스러운 백수의 제왕, 신성한 영물, 사악함을 물리치는 벽사((벽,피)邪)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호랑이.
2010년 경인년 호랑이해를 기념하는 특별전이 마련됐다. 서울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내년 3월 1일까지 열리는 ‘변신, 신화에서 생활로’.
이 전시는 △산신으로 숭배된 호랑이 △나쁜 것을 막아주는 호랑이 △이야기와 그림에 깃든 호랑이 △현대의 호랑이로 구성된다. 호랑이 조각과 호랑이 그림, 호랑이 흉배, 호랑이 발톱 노리개, 호랑이 부적 등 조선시대 유물을 비롯해 20세기의 호랑이 관련 신문광고, 호랑이 엠블럼,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 등 100여 점을 선보인다.
‘산신으로 숭배된 호랑이’ 코너에서는 호랑이를 수호신으로 표현한 산신도(山神圖), 동서남북을 지키는 4신의 하나였던 백호 그림, 왕의 무덤과 왕궁을 지켜주는 석호(石虎) 등을 볼 수 있다.
‘나쁜 것을 막아주는 호랑이’ 코너의 대표 유물은 부적. 옛사람들은 호랑이를 매와 함께 그려 부적으로 삼았다. 풍(風) 수(水) 화(火)의 삼재(三災)를 막아준다는 믿음으로 매년 정초가 되면 부적을 대문에 붙이고 나쁜 기운을 막아내고자 했다.
호랑이 관련 그림도 흥미롭다. 까치와 호랑이를 함께 그린 조선시대 작호도(鵲虎圖)가 대표적이다. 까치 한두 마리가 소나무에 앉아 호랑이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다. 여기서 호랑이는 보은을, 까치는 기쁜 소식을, 소나무는 장수를 상징한다. 옛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인간적인 그림이다. 현대 생활 속의 다양한 호랑이 이미지도 등장한다. 전시장을 둘러보면 호랑이가 신격화된 모습에서 생활 속의 친숙한 존재로 변모해 왔음을 알 수 있다. 02-3704-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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