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 9단은 올해 중국바둑리그에 시안(西安) 팀으로 출전해 9승 3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바둑리그 을조(2부리그)에서 올해 갑조(1부리그)로 승격한 시안 팀은 갑조 잔류가 목표였으나 최 9단의 활약 덕분에 12개 팀 중 6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1승당 5만 위안(약 850만 원)을 받은 최 9단은 몸값만큼 제 역할을 다했다.
이 대국은 중국리그 마지막 라운드 경기. 시안 팀과 대결한 구이저우 팀은 최 9단의 상대로 신예 펑리야오 5단을 내세웠다. 구이저우 팀은 막강 최 9단을 상대로 펑 5단이 이기면 기쁨 두 배이고 져도 아쉬울 건 없다는 생각이다.
○ 장면도=패기만만한 중국 신예와 독사 최철한 9단은 초반부터 불꽃 튀는 접전을 벌였다. 좌하 귀에서 흑 대마가 두 집을 내지 못하고 갇힌 상태. 흑이 좌변 백을 잡아야 한다. 펑 5단은 백 1의 맥을 구사하며 탈출을 시도한다. 펑 5단은 백 9까지 탈출에 성공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최 9단은 회심의 일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 실전도=허술하고 빈틈이 많아 보이는 흑 1이 백 대마의 활로를 교묘하게 차단하고 있다. 조금 전까지 느긋하게 반상을 내려보던 펑 5단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다. 펑 5단은 백 2와 흑 3만 교환한 채 손을 뺐다. 밖으로 나갈 길이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좌하 흑과 수상전도 안 되는 것일까.
○ 참고도=수상전을 하려면 백 1로 수를 늘려야 한다. 이때도 흑 2로 씌우는 맥이 준비돼 있다. 백의 수를 줄이는 흑 8도 아마추어들이 기억해둘 만하다. 이후 한 수씩 조여 가면 패가 나는데 흑이 먼저 때리는 패다. 백은 60집을 상회하는 좌하 패를 감당할 만한 팻감이 없기 때문에 수상전 승자는 흑이 된다. (15…○, 17…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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