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학문지식이나 도덕행위가 하나의 원리에 의해 체계를 이루어야 한다고 보아 一以貫之를 중시했다. 줄여서 一貫이라 한다. ‘논어’ ‘衛靈公(위령공)’의 이 章에서 공자는 학문지식과 관련해서 一貫을 강조했다. 한편 ‘里仁(이인)’에서는 도덕행위가 忠恕(충서)의 이념에 따라 一貫되어야 한다고 曾子(증자)에게 가르쳤다. 하지만 정약용은 두 곳의 一貫이 모두 忠恕, 더 줄여서 恕를 가리킨다고 주장했다. 知와 行이 분리될 수 없다고 여겨, 두 곳의 一貫이 서로 통한다고 본 것이다. 一說로서 갖추어 둘 만하다.
賜는 子貢, 즉 端木賜(단목사)의 이름이다. 賜也의 也는 돈호의 어조를 드러낸다. 非也의 也가 단정의 어조를 나타내는 것과 구별된다. 女는 ‘너’, 予는 ‘나’로 인칭대명사다. 爲는 ‘여긴다’는 뜻의 판단동사다. 그 빈어가 多學而識之者인데, 多學은 博學, 識(지)는 記憶을 의미한다. 與는 의문종결사다. ‘然, 非與’는 공자의 말에 대해 그렇다고 인정하고서 다시 의문을 품어 반문한 것이다.
博學과 記憶은 지식을 축적하는 유력한 방법이다. 단, 검증을 거치지 않은 통념은 아직 지식이 아니다. 최한기는 推測(추측)을 거치지 않는다면 앎이 근거를 지닐 수 없다고 했는데, 추측은 推論과 實測에 해당한다. 또한 지식은 체계를 지녀야 하며, 그 체계는 현실사회의 발전에 유효한 이념에 따라 구축되어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의 지적 활동에서 박학과 기억만을 존숭하고 있지 않나 되물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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