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의 미묘한 톤을 살려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을 복원한 주명덕 씨의 풍경사진. 사진 제공 대림미술관
단순한 검정이 아니다. 흑에서 백으로 이어지는 색의 스펙트럼이 무궁무진하게 다채롭다. 흑백사진 미학의 정수를 드러내는 ‘검은 풍경’. 그냥 스쳐가지 말고 잠시 시선을 고정하고 있으면 서서히 빛을 뿜어내는 우리 산하의 독특한 아름다움이 마음으로 밀려들어온다.
내년 2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주명덕 사진 Ⅱ-풍경’전에서 볼 수 있는 작업이다. 사진가 주명덕 씨(69)가 40여 년 동안 이 땅의 산과 대지를 찾아다니며 흑백사진으로 기록한 작업을 선보이는 자리다.
세상에 처음 공개하는 1960년대 중반 사진부터 현재의 작업까지 대지 시리즈를 총망라한 전시에서는 1980, 90년대 촬영한 풍경사진이 큰 몫을 차지한다. 이른바 ‘주명덕 블랙’으로 명명된 검정 톤의 매력을 보여주는 흑백사진은 우리 산하를 새롭게 보는 눈을 열어준다. 서구 풍경사진의 문법으로 촬영한 웅대한 풍광이 아니라 긴 세월 우리의 정다운 이웃으로 살아온 꽃과 풀, 나무가 자리 잡은 삶의 터전을 세심하게 포착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나의 조국이 갖고 있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전통,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소박한 마음을 내 사진을 통하여 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세대에게 남겨보려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나의 풍경사진은 나의 감정세계를 표현한 것이다.’ 2000∼5000원. 02-720-0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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