由는 子路의 이름이다. 공자는 자로에게 왜 이런 말을 했을까. ‘논어’ ‘衛靈公(위령공)’에 실려 있는 공자의 이 말에서는 비탄의 감정이 배어나온다. 공자는 위나라를 떠나 초나라로 가던 중에 陳(진)과 蔡(채) 사이에서 곤경에 처했다. 그때 子路는 “군자도 이토록 곤궁할 때가 있습니까?”라고 불평을 토로한 일이 있다. 그 때문에 주자는 공자가 자로를 깨우치려고 이 말을 했다고 보았다. 하지만 정약용은 그 해설을 따르지 않았다.
공자가 여러 제자 가운데서 특히 자로를 거듭 엄하게 꾸짖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자로는 도를 실천하려는 마음과 스승을 따르려는 정성이 남달랐다. 그래서 공자는 뗏목을 타고 바다로 떠난다면 자로와 함께하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공자는 여러 나라를 周遊(주유)했으나 끝내 知己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슬픔에 젖어 ‘덕을 아는 자가 드물다’고 탄식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자로의 마음을 위로한 듯하다.
德은 자기 몸에 얻은 義理나 도리를 실천하는 바탕을 뜻한다. 자기 몸을 닦는 것을 修德(수덕)이라 한다. 이에 비해 知德이라고 하면 덕의 本質(본질)과 功能(공능)을 앎을 뜻하거나 남이 지닌 덕을 앎을 뜻한다. 따라서 知德者는 세상사람 가운데 덕이 무엇인지 아는 자로 풀이해도 좋고 남의 덕을 알아주는 자로 풀이해도 좋다. 鮮은 ‘드물다’이다.
李貴(이귀)와 崔起南(최기남)은 成渾(성혼)을 위한 제문에서 “좋은 때를 만나지 못하였으나 천명이니 어쩌겠습니까. 덕을 알아주는 사람이 드무니 세상에 용납되지 못함을 나쁘게 여길 것 없습니다(時乎不遇, 奈何乎命. 知德者鮮, 不容非病)”라고 했다. 공자는 앞서 君子固窮(군자고궁)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다만, 덕 있는 이들 대다수가 不遇(불우)하다면 그 사회는 결코 건강하다고 할 수 없으리라.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