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은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를 비롯해 출판계에서 한국 문학의 강세가 뚜렷했던 한 해였다. 새해에도 문학계간지나 인터넷 문학웹진 연재 등을 통해 장편소설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특히 개성 있는 문학세계를 구축한 단편집으로 문단 안팎의 주목을 받았던 젊은 작가들이 첫 장편소설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이상 피천득 등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인들을 기리는 행사도 이어진다.》
○ 차세대 작가들의 첫 장편소설 러시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등을 발표하며 주목받는 차세대 작가로 떠오른 소설가 김애란 씨는 여름부터 계간 ‘창작과 비평’에 첫 장편 연재를 시작한다. 빠르면 연중에 단행본을 출간한다. ‘악기들의 도서관’ 등에서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를 선보여온 소설가 김중혁 씨, ‘사육장 쪽으로’ 등에서 그로테스크 분위기의 작법으로 현대인의 소외와 고립감을 표현해 온 소설가 편혜영 씨도 올해 창비에서 각각 첫 장편소설을 출간할 예정이다. 소설가 윤성희 한유주 조현 씨 등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이 처음으로 장편을 선보인다.
베스트셀러 시집을 펴내 온 인기 시인들의 신작 시집도 풍성하다. 마종기 문정희 정호승 장석남 박형준 조연호 시인의 신작 시집이 연중 출간된다. 외국 소설로는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르한 파무크의 신작소설 ‘순수의 박물관’,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헤르타 뮐러의 소설 ‘숨그네’ 등이 나올 예정이다.
○ 이상, 피천득…탄생 100주년 맞은 문인들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인들을 조명하는 학술대회, 전시회 등도 잇달아 열린다. 모더니스트 시인이자 천재 소설가였던 이상(1910∼1937), 수필가이자 영문학자였던 금아 피천득 선생(1910∼2007) 등은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한국 문학의 대표 작가들이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 이상문학회 등이 이상의 문학세계와 삶을 조명하는 학술대회와 문학제, 전시회를 비롯해 다채로운 행사들을 연중 개최할 예정이다. 2008년 서울 잠실 롯데월드 내에 개관한 ‘금아 피천득 기념관’ 등에서도 유족과 제자들이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서거 10주기를 맞는 미당 서정주, 황순원 선생의 추모 행사도 다양하다. 미당이 살던 서울 관악구 남현동 집이 하반기 ‘미당 서정주의 집’으로 문을 연다.
문학평론가 안함광(1910∼1982), 소설가 겸 시인 허준(1910∼?) 등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인들 중에는 월북하거나 북한에서 활동했던 문인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 해외에선 톨스토이와 마크 트웨인 100주기
러시아 문학사의 거장인 레프 톨스토이(1828∼1910)는 10월 20일 100주기를 맞는다. 모스크바와 그의 영지가 있던 야스나야폴랴나를 중심으로 작품 낭독회와 심포지엄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남북전쟁 후 미국을 예리한 필치로 풍자한 마크 트웨인(1835∼1910)도 4월 21일 100주기를 맞는다. 미국뿐 아니라 그의 작품 ‘왕자와 거지’ 등의 무대가 된 영국에서도 학술회의를 비롯해 각종 기념행사가 이어진다.
프랑스 문호 알베르 카뮈(1913∼1960)의 사망 50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는 행사와 특집 방송, 기념 출간이 이어질 예정이다. 알제리에서 태어난 카뮈는 1960년 1월 4일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빌블레뱅에서 자동차 사고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30일 파리 퐁피두센터에선 카뮈의 작품을 낭독하고 토론하는 행사가 열린다. 프랑스 작가 스테판 바베 씨는 최근 알제리에 남아 있는 카뮈의 흔적을 추적한 책 ‘카뮈-알제리의 열정’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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