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문화계 이슈]<2>학술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1월 6일 03시 00분


“한일강제병합은 불법조약” 국제 공인 원년 될까

2010년 한국 지식 사회의 이슈는 ‘근현대사의 성찰에서 찾는 미래’로 요약할 수 있다. ‘한일강제병합 100년’이 그 중심에 있다. 우리 현대사의 변곡점인 6·25전쟁이 발발 60년을 맞고, 4·19혁명 50년, 5·18민주화운동 3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100년 전 나라를 빼앗긴 치욕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힘을 토대로 여러 분야에서 현실 진단과 미래의 방향을 묻는 질문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한일 평화와 발전의 발판, 한일강제병합 100년

한일강제병합 100년은 올해 정치 역사 문화 등 학계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다. 우선 역사학계는 아직도 한일강제병합 자체의 국제법적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에 맞서 객관적인 사실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일강제병합의 국제법적 정당성 논란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북아역사재단은 8월 ‘일본의 한국 강제병합 100년과 동아시아’(가칭)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당시 국제법에 비춰 강제병합의 부당성을 지적할 예정이다. 한국 학자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학자들도 참여한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이어지는 3개년 연속 국제학술대회에 역점을 두면서 한일강제병합에 대한 국제법적 부당성의 근거를 확보하는 원년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근현대사학회는 8월 ‘한국, 한국인의 기억과 역사’라는 주제로 100년의 역사 전체를 되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한일강제병합을 비롯해 무장 항일 투쟁의 대명사인 1920년 청산리·봉오동전투, 1930년 한국독립당 창설, 1940년 한국광복군 창설, 1950년 6·25전쟁 발발, 1960년 4·19혁명, 1970년 전태일 분신, 1980년 5·18민주화운동, 1990년 한-러 수교,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이 그 주제다. 한철호 한국근현대사학회장은 “역사적 사건을 되짚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2010년 오늘날의 한국의 위치와 그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정치학회는 3월 학술대회를 통해 국권을 상실한 100년 전 당시 정치 상황을 돌아보고 문화대국을 한국의 미래 비전으로 제시한다.

○ 좌우파의 시각에서 평가하는 4·19혁명

제50주년 4·19혁명 기념사업회와 바른정치밝은사회시민연합은 4월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4·19 민주혁명 50주년 기념 국제 학술회의’를 연다. 전득주 바른정치밝은사회시민연합 상임대표(숭실대 명예교수)는 “4·19혁명에 참여했던 세력이 오히려 좌우로 나뉘어 사회 갈등을 빚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두 진영을 대표하는 학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4·19의 올바른 계승 방안과 사회 통합의 방안을 짚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정치학회는 4월 중 사월회와 공동으로 시민의 자기실천과 사회 기여라는 4·19혁명의 교훈을 한국 민주주의 성숙의 방안으로 제시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는 4월과 10월 학술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 세계의 시각에서 보는 6·25전쟁과 5·18민주화운동


서울 용산구 용산동 전쟁기념관은 5월 1일∼11월 31일 ‘두 개의 한국’(가칭) 전시를 연다. 남북의 정치·사회상을 보여 주는 자료와 참전 16개국의 전쟁 참여 배경과 의의를 담는다. 6·25전쟁 60주년 기념사업회는 6·25전쟁의 국제적 의미를 짚어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을 9월에 연다.

전남대 5·18연구소와 5·18기념재단은 ‘5·18과 세계, 그리고 아시아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이 지닌 세계사적 의의를 짚는 자리다.

한편 한국사회학회는 2월 중에 좌우파의 대표적인 지식인들이 모여 계층 갈등과 세대 갈등 극복을 주제로 하는 심포지엄을 연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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