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광고 시장, 낡은 칸막이 사라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7일 03시 00분


종편 -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 미디어렙 도입… 가상 - 간접광고 등장…

2010 미디어시장 4대 핫이슈 점검

《새해는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선정 등으로 미디어 빅뱅의 원년으로 손꼽힌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4일 기자들과의 신년 인사에서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 도입, 종합편성채널 선정, KBS 수신료 인상이 미디어계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본다”며 “지난해가 미디어 빅뱅을 준비하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미디어 빅뱅이 실현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계에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조치들이 진행되면 21세기 미디어시장 환경의 새로운 기원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KBS 수신료
30년 묶인 수신료 올리고 광고비중 낮추기로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인규 KBS 사장은 “2010년 최대 과제는 수신료 현실화이며 이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KBS 수신료는 1981년 월 2500원으로 책정한 뒤 30년째 동결 상태다. KBS는 수신료 수입이 정체되고 광고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신료 인상을 원하고 있다. KBS는 수신료 인상을 통해 전체 수입 1조3038억 원(2008년 기준) 중 41.9%(5468억 원)인 광고 비중을 20% 이하로 낮춰 공영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KBS는 보스턴 컨설팅사에 수신료를 포함한 재정, 인력, 조직에 관한 진단을 의뢰해 놓았다. 4월 말 진단 결과가 나오면 수신료 현실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윤준호 KBS 수신료프로젝트팀장은 “6월 지방선거 이전에 국회 승인을 얻는 게 목표”라며 “안건이 방통위와 국회에 앞서 일단 KBS 이사회를 통과하면 공영방송 확립을 위한 ‘대국민 약속’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종편-보도채널
시행령 마련 후 하반기에 선정 마무리할 듯
지난해 7월 미디어관계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종편채널과 보도채널의 선정 시기는 지난해 말로 예상됐으나 올해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내년 상반기에는 (사업자 선정이)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종편채널과 보도채널 도입의 근거가 되는 방송법 개정안의 시행령이 법제처를 통과하지 못해 사업자 선정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셈이다. 그러나 이석연 법제처장은 “법제처 심사를 마쳤으나 시행령에 대한 (여야의) 정치적 타결을 기다리고 있다”며 정치권에 공을 돌렸다. 시행령이 마련되면 방통위는 올 하반기 신규 채널 공모와 선정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디어 시장 활성화를 위한 종편채널과 보도채널의 수와 채널 번호를 놓고 논의가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학 방통위 방송정책기획과장은 “시행령이 마련되는 대로 종편, 보도채널의 사업자 공고 시기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렙
‘1공영 1민영’ vs ‘1공영 다민영’ 논란 가열
헌법재판소가 2008년 11월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방송광고 독점 판매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미디어렙을 도입해야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핵심 쟁점인 미디어렙의 수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1공영 1민영’, 한나라당 한선교 이정현 의원,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1공영 다민영’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말 법안 소위를 열고 의견을 교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문방위는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안건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KBS, EBS가 속할 공영미디어렙에 MBC를 포함해 1공영을 만들고, 민영 미디어렙 1, 2개를 만드는 방안으로 당내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2월 임시국회에서) 강행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에 야권과 충분히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가상-간접광고
대형 스포츠 이벤트 겨냥 광고시장 들썩
개정 방송법에 따라 가상광고와 간접광고가 연내 도입되면 새로운 방송 광고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상광고는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가상의 광고 이미지를 프로그램에 삽입하는 것으로 축구 야구 등 스포츠 중계방송에 허용된다. 올해는 2월 밴쿠버 겨울올림픽,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1월 광저우 아시아경기 등 대형 스포츠 대회가 줄줄이 열려 가상광고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 드라마와 오락물은 상품과 브랜드를 노출하는 간접광고를 도입한다. 가상광고와 간접광고가 시청자의 시청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방송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성장할지 관심사다. 가상광고와 간접광고는 전체 방송 시간의 각각 5%까지 허용하고 가상광고는 전체 화면의 4분의 1을 넘지 않아야 한다.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올해는 미디어 시장에 대한 각종 규제가 풀리면서 시장 구조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미디어 관련법의 도입 시기와 내용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 미디어 산업에 대한 자본 투자를 원활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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