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2010 ‘탄생 기념연간’ 맞은 거장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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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7일 03시 00분


체호프-주네 연극작품 무대 올라
슈만-쇼팽, 실내악-피아노곡 조명

작곡가나 극작가의 경우 탄생이나 서거 100년 등 이른바 ‘기념연간’은 다른 장르의 예술가보다 크고 새롭게 조명될 기회가 많다. 희곡이나 악보를 제3자가 해석하는 ‘재현예술’로서 공연예술이 가진 특성 때문이다.

올해는 현대 사실주의 연극의 아버지로 불리는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 탄생 150주년이다. 국내에서 체호프의 작품은 셰익스피어 다음이라고 할 만큼 많이 공연된다. 올해는 국내외 명연출가의 손을 거쳐 숙성된 작품을 많이 만날 수 있다. 1월 7∼1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극단 전망의 ‘바냐 아저씨’가 그 첫 타자다. 중견연출가 심재찬 씨가 연출을 맡고 김명수, 이지나, 김수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동한다. 5, 6월엔 체호프 해석의 러시아 대가들이 그 뒤를 잇는다. 러시아 연극연출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레프 도진은 5월 5∼8일 체호프 원작의 ‘바냐 아저씨’를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린다. 그가 이끄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말리극장의 세 번째 내한공연. 2004년 한국배우들과 함께 섬세하게 가다듬은 ‘갈매기’로 뜨거운 갈채를 받은 그레고리 지차트콥스키도 5월 28일∼6월 13일 ‘벚꽃동산’으로 다시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을 찾는다.

올해는 뒷골목 범죄자 출신 프랑스 극작가 장 주네(1910∼1986) 탄생 100주년이기도 하다. 사르트르로부터 ‘현대의 고행승’이란 찬사를 받은 주네는 연극계에선 외젠 이오네스크, 사뮈엘 베케트와 더불어 3대 부조리극 작가로 꼽힌다. 지난해 이오네스크 탄생 100주년 기념페스티벌을 개최한 현대극 페스티벌 위원회는 3월 15일∼5월 30일 대학로예술극장 등 6개 극장에서 장 주네의 대표작 9편을 공연하는 페스티벌을 준비한다. 교황을 직설적으로 비판해 논란이 됐던 ‘엘’과 ‘병풍’, ‘흑인들’, 소설로 발표된 작품을 연극화한 ‘도둑일기’ 등 6편이 국내 초연작이다.

중기 낭만주의 음악 거장인 로베르트 슈만(1810∼1856)과 프레데리크 쇼팽(1810∼1849)은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는다.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이 두 거장의 실내악곡과 피아노곡을 집중 조명한다. 기획 연주 시리즈 ‘쇼팽 특집’(4월 22일∼6월 3일) ‘쇼팽과 슈만 사이’(6월 10∼17일) ‘슈만 특집’(6월 24일∼7월 29일)이 이어진다. 피아니스트 한동일 박종화 허원숙 유영욱 손열음 김규연 피터 야블론스키 씨,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씨 등이 참여한다. 임헌정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월 29일부터 슈만과 그의 애제자 브람스를 조명하는 ‘슈만 & 브람스 페스티벌’을 8회의 콘서트로 연다.

올해 탄생 150주년과 내년 서거 100주기를 잇달아 맞는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는 콘서트도 잇따른다. 서울시향(예술감독 정명훈) 부산시향(수석지휘자 리신차오) 대전시향(상임지휘자 장윤성)이 2년 동안의 시리즈를 마련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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