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자녀 20대 4명 “2억 물품 일시불 구매” 등
호화판 생활 공개 예고… “계층 갈등 조장” 비판도
“한 달에 3000만 원 정도 쓰겠죠. 차는 팬텀, 벤츠, 람보르기니 하나씩 있고….”
지난해 방영된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 구준표(이민호 분)의 극중 대사가 아니다. 케이블채널 온스타일이 10일부터 8회 분량으로 내보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파파리치’ 출연자가 밝힌 자신의 생활상이다.
‘파파리치’는 제목 그대로 부자(rich) 아버지(papa)를 둔 한국의 20대 남성 4명이 출연해 각자의 삶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온스타일은 ‘대한민국 상위 1% 20대 꽃남들의 리얼 라이프’라는 광고 문구를 내걸었다.
‘파파리치’ 출연자 엄성모(25) 윤석민(25) 김형우(21) 박재영 씨(20)는 모두 내로라하는 집안 출신. 제작진에 따르면 엄 씨의 아버지는 전국에 여러 병원을 소유한 의료업계 재벌이자 소아과 의사다. 엄 씨는 아역배우 출신으로 연기 활동을 하고 있다. 박 씨는 M기업 외손자이며 김 씨는 K그룹 외손자이다. 윤 씨의 집안 배경은 제작진이 밝히지 않았으나 일부 누리꾼은 그가 유력 금융가의 아들이라는 주장을 올리고 있다.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된 프로그램 홍보 영상에서 엄 씨는 한 달 용돈이 2000만 원이며, 윤 씨는 고가의 외제차를 여러 대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2억 원짜리 물건을 일시불로 구매한다고 말했고, 박 씨는 “(술은) 밸런타인 30년만 마신다”고 했다. 영상에는 이들이 승마와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나온다.
홍보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출연자와 제작진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누리꾼인 ID ‘cooln’은 “상위 1%가 아닌 나머지 99%는 소외감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ID ‘martain0924’는 “남들은 평생 갖기 힘든 차를 몇 대씩 가졌다는 등 정신 나간 소리만 해댄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출연자들은 이 같은 반응을 예감한 듯 홍보 영상에서 “그냥 욕먹으려고 하는 거다” “원래 남 신경 잘 안 쓰고 산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최초의 홍보 영상에서 박 씨 집안을 ‘M기업’이라고 소개했다가 ‘대기업’으로 수정하는 등 프로그램이 몰고 올 후폭풍에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온미디어 김제현 사업부장은 “본 방송에선 이들이 꿈을 위해 공부하거나 가족문제로 고민하는 모습 등 다른 면모도 다룰 것”이라며 “촬영이 거듭되면서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도 나온다”고 말했다.
미디어 평론가인 변희재 실크로드CEO포럼 회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류층 자녀가 어떤 고민과 노력을 하는지 사실적으로 보여 주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다만 출연자의 사치스러운 모습만 부각된다면 드라마, 영화를 통해 정형화된 상류층의 나쁜 이미지와 연결돼 계층 갈등만 조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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