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말할 만한데도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는 것이요, 더불어 말하지 않아야 하는데도 말하면 말을 잃는 것이니, 지혜로운 자는 사람을 잃지 않고 또한 말도 잃지 않는다.
우리는 남과의 관계에서 失人이나 失言을 말아야 한다. 失人이란 흉금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을 만났는데도 그와 터놓고 이야기하지 않아 사람을 놓치는 것을 뜻한다. 失言이란 타이르면 改過遷善(개과천선)할 텐데도 잘못을 말해주지 않아서 그 사람이 죄악에 빠지거나, 타이른다고 개과천선할 리가 없는데도 잘못을 말해주어서 말만 허비하는 것을 뜻한다. 아름다운 바탕을 지닌 사람을 道의 영역으로 인도하지 못하는 것이 失人이요, 忠告의 말이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이 失言이다. ‘논어’ ‘衛靈公(위령공)’에서 공자는 失人과 失言을 말아야 지혜로운 자라고 환기시켰다.
可與言은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할 상황이다. 而는 역접의 접속사다. 不與之言은 之자가 없는 텍스트도 있다.
본래 ‘논어’는 실천을 중시하라는 뜻에서 愼言(신언)을 강조했다. 주나라 종묘에는 입을 세 번 두른 緘口(함구)의 모습으로 金人(금인), 즉 청동 인물상을 세웠다. 그러나 군자라면 할 말은 해야 한다. 그렇기에 공자는 失人과 失言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魏(위)나라 왕찬(王粲)은 ‘反金人贊(반금인찬)’을 지어, “한마디 말을 주는 것이 옥구슬보다 낫건만 말세에는 돈후하질 않아서 의리가 바뀌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不失人과 不失言은 우리가 종신토록 행해야 한다. 지도자가 이 도를 실행한다면 사람을 제대로 살피고 말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일반인이 이 도를 실행한다면 사람을 제대로 사귈 수 있고 말을 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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