殺身成仁(살신성인)이라는 유명한 성어가 ‘논어’ ‘衛靈公(위령공)’의 이 章에서 나왔다. 志士는 道에 뜻을 둔 선비, 仁人은 어진 마음을 지닌 자다. 곧 志士는 仁을 體得(체득)하려고 뜻을 둔 선비, 仁人은 仁을 이미 체득한 사람이다. 仁은 인간이 지녀야 할 최고 덕목이다. 求生以害仁은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하려다 결국 마음이 편치 못하고 仁의 덕목을 해치게 되는 일을 가리킨다. 以는 수단과 방법을 나타내는 개사이되, 而와 같은 연결사로 볼 수도 있다. 殺身以成仁은 자신을 희생으로 삼더라도 仁의 도리를 완성함을 가리킨다.
오늘날에는 자기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다른 사람을 구한 예를 殺身成仁의 사례로 꼽는다. 과거에는 죽음을 무릅쓰고 直諫(직간)한 예를 사례로 꼽았다. 한나라 때 槐里(괴리)의 수령이었던 朱雲(주운)의 折檻(절함) 고사는 대표적인 예다. 주운은 成帝를 알현하여 승상으로 있는 간신 張禹(장우)를 베겠으니 尙方斬馬劍(상방참마검)을 빌려달라고 청했다. 성제가 분노하여 어사에게 끌어내도록 명하자, 주운은 끌려가면서도 어전의 난간을 붙잡고 충정을 호소하였으므로, 난간이 부러지고 말았다. 그 후 성제는 난간을 그대로 두어 직간하는 신하의 본보기로 삼게 했다.
‘맹자’에서는 “목숨도 내가 원하는 것이고 義(의)도 내가 원하는 것이다. 그 둘을 아울러 지닐 수 없다고 한다면 목숨을 버리고 의를 취하겠다”고 했다. 義는 仁과 다르지만, 맹자가 말한 뜻은 이 章의 뜻과 통한다. 생명은 물론 소중하지만 仁義가 생명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나는 과연 仁義를 위해서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을 수 있는 마음 자세를 지녔는가. 대답이 두렵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