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목차를 보는 순간 “잠자리 종류가 이렇게 많나” 하고 놀랄 것이다. 잠자리는 2007년 기준으로 남북한 통틀어 125종이 살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5700여 종이 있다.
이 책은 잠자리 도감이다. 고려곤충연구소장인 저자는 책을 쓰기 위해 20여 년 동안 전국을 다녔다.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나라에 곤충도감은 꽤 나와 있지만 잠자리만을 다룬 책은 거의 없다”며 “흔한 곤충인 잠자리를 통해 자연을 더 깊은 눈으로 바라보기 바란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에서 잠자리의 이름은 어떻게 붙이며, 몸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한살이(생애)는 어떤지, 그리고 종류별 특징은 무엇인지 상세히 설명한다.
2억7000만∼3억5000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는 ‘메가네우라’라는 거대한 원시 잠자리가 살았다. 조선 중기에는 잠자리를 ‘ㅱ자리’라고 표기했는데 이는 잠자리가 날개를 떠는 모양을 따서 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에서는 잠자리를 ‘악마가 타는 작은 말’이라는 뜻에서 ‘리베룰라(libelula)’라고 부른다.
잠자리는 작은 홑눈 세 개와 큰 겹눈 두 개가 있다. 겹눈은 1만∼2만8000개의 낱눈이 모여 이루어진다. 홑눈은 밝음과 어두움만을 구별하는 역할을 한다. 날개는 아주 얇고 투명하지만 곤충 가운데 가장 빠르게 날 수 있고 비행 중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다리의 가시털은 먹이를 잡아 가두는 그물 역할을 한다. 수명은 짧게는 한두 달, 길게는 열 달이 넘는 것도 있다.
된장잠자리는 불교의 명절인 백중날(음력 7월 보름)이 되면 많이 볼 수 있고 가슴과 날개 무늬가 관음보살을 닮았다고 해 ‘부처잠자리‘라고 부른다. 날개잠자리는 비행시간과 이동거리가 가장 긴 장거리 선수다. 밀잠자리와 밀잠자리붙이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서로 영역싸움이 가장 치열한 종들인 반면 산잠자리는 싸움을 하지 않는 모범생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