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2단의 4강 진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1일 03시 00분


○ 조한승 9단 ● 안형준 2단
본선 8강 2국 총보(1∼251) 덤 6집 반 각 3시간

이 바둑에서 백에게 이길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다. 가장 간단하게 이길 수 있었던 기회는 백 116 때. 백으로선 참고도 백 1, 3을 선수로 교환하고 5(실전 116)를 뒀으면 완벽하게 흑 대마를 잡을 수 있었다.

대마는 호락호락하게 죽지 않는다. 아무리 위험해보여도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있다. 상변 흑 대마는 안형준 2단이 여러 차례 손을 빼며 방치한 탓에 사망 직전까지 갔다.

다만 흑이 유일하게 비빌 언덕은 흑 대마를 포위하고 있는 상변 백 대마가 100% 살지 못했다는 것. 흑은 이 백 대마의 약점을 호시탐탐 노렸다. 백 대마는 워낙 안형이 풍부해 쉽게 죽을 돌이 아니었다. 백은 참고도 전후로 다양하게 대마를 보강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조한승 9단은 설마 상변 백 대마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흑의 탈출로 봉쇄에만 집중했다. 일종의 과잉 투자였다. 리스크관리(백 대마의 생사)는 도외시했다.

조 9단은 예상하지 못했던 흑 117의 치중에 당황했다. 백 118이 최후의 패착. 119의 자리에 막았다면 승부는 백에게 유리했다. 안 2단이 4강에 올랐다.

167…155, 173·179·207…61, 176·182·239…170, 235…156, 246…217, 247…221, 251…240. 251수 끝 흑 1집반 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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