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젖을 탐스럽게 빠는 갓난아기가 로션을 바르며 엄마 흉내를 내는 장난꾸러기로 자란다. 시간은 또 흘러 단정한 교복차림의 여고생이 신부로 변한다.
작고한 아마추어 사진가 전몽각 씨가 아버지의 따스한 마음으로 딸이 태어나 시집가던 날까지 기록한 사진집 ‘윤미네 집’이 복간됐다(포토넷). 1990년 초판본 1000부가 나온 뒤 절판됐으나 입소문을 통해 사진집의 가치가 알려지면서 수소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책이다. 성균관대 부총장을 지낸 전 씨는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첫딸의 성장을 기록했다. 한 개인의 내밀한 앨범이지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슬며시 웃음이 나오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아이들 웃음소리와 함께 알콩달콩 살아가는 가족의 따스한 온기가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집과 시장, 골목길 풍경 등 그 시대의 정겨운 사회상을 담은 점도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