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의 손을 거쳐 가장 상업적인 것을 상징하는 코카콜라 병이 예술작품이 됐다. 예술의 주제로 적합하게 생각되지 않은 음료수 병을 소재로 삼아 대량 생산, 대량 소비로 인해 동질화되는 미국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녹여낸 것이다.
“미국이 위대한 이유는 부자와 가난한 자가 본질적으로 똑같은 물건을 구매하는 전통을 세웠다는 점이다. TV 광고에 등장하는 코카콜라를 보면 당신은, 대통령도 코카콜라를 마시고, 엘리자베스 테일러도 코카콜라를 마시고, 당신도 코카콜라를 마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콜라는 콜라일 뿐이다. 돈이 많다고 길모퉁이의 부랑자보다 좋은 콜라를 살 수는 없다.”
누가 마시든, 어디서 팔든 콜라는 다 똑같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가장 민주적이고 표준적 산물이란 뜻이다. 전시에 나온 작품은 코카콜라 병 주제의 작업 중 최초의 것이다. 그림 속 콜라 병 이미지는 어머니가 읽던 신문의 광고에서 따왔다. 크레용으로 스케치를 한 뒤 풍성한 붓질을 곁들여 손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회화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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