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관객분들, 인순이가 말걸어도 놀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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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5일 03시 00분


10년이 지났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2000년 국내 초연 뒤 2007년부터 매년 공연되며 대표적인 뮤지컬 공연으로 자리 잡은 ‘시카고’가 새해를 맞아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09년 여름 공연에서 무대에 섰던 최정원과 인순이(벨마 켈리), 옥주현(록시 하트)이 다시 주연을 맡았다. 2008년 변호사 빌리 플린 역을 연기했던 남경주도 같은 역으로 돌아온다. 무대 전면에 등장하며 극을 이끌어 가는 재즈 오케스트라 역시 음악감독 박칼린 씨를 비롯해 단원 대부분이 예전 그대로다. 그간 쌓아온 경험과 배우, 스태프 간의 호흡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무대다.

배경은 1920년대 후반 미국 시카고, ‘살인도 예술이 되는 시대’다. 아름다운 외모와 남편을 살해했다는 자극적인 사연을 가장한 여자 사형수는 일종의 스타다. 그중 보드빌의 배우였던 벨마는 남편과 동생의 불륜을 목격하고 그 자리에서 둘을 살해한 인물. 탁월한 ‘연기력’과 미모 덕분에 스타 중의 스타로 등극했다. 그러나 정부 프레드 케이슬린을 살해한 록시가 변호사 빌리를 등에 업고 등장해 벨마 대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1926년 초연한 원작 연극 ‘시카고’의 작가가 실제 시카고 트리뷴의 기자였던 만큼 언론의 행태와 세태에 대한 풍자가 날카롭다.

배우들이 공연 중간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건네거나 “내 퇴장음악 부탁해요!”를 외치는 서사극적 구성, 사다리와 계단식 오케스트라 석으로만 꾸민 검은색 무대가 특징이다. 하지만 ‘시카고’의 진수는 익숙한 후렴구가 반복되는 오프닝 송 ‘올 댓 재즈(All that Jazz)’, 돈에 눈이 먼 변호사 빌리가 역설적인 가사를 노래하는 ‘내게 소중한 것은 사랑뿐(All I care about is love)’등 재치 있는 가사와 유쾌한 멜로디에 있다.

10일 공연에서는 인순이와 옥주현이 관객은 물론이고 다른 배우도 압도할 만한 시원한 가창력을 선보였다. 남경주의 유들유들한 빌리 연기도 안정감을 주었다. 4만∼11만 원. 2월 28일까지 경기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02-577-1987.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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