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예술’ 보러 온 관객들 ‘천상의 화음’까지 선물받았네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1월 15일 03시 00분


‘팝아트’ 앤디 워홀展 찾은 빈 소년합창단 20분간 깜짝 공연
순회공연 위한 방한중 들러
2곡 선사한 뒤 전시회 관람

현대 팝아트를 개척한 앤디 워홀의 대담하고 도발적인 작품들과 빈 소년합창단의 맑은 화음이 만났다. 14일 오전, ‘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어느 순간 울려 퍼진 청아한 합창에 관객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경기 고양아람누리 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 신년음악회를 갖기 위해 방한한 스물여섯 명의 빈 소년합창단은 이날 관객들에게 두 곡의 합창을 선사한 뒤 ‘앤디 워홀’의 작품 세계로 들어갔다. 국내에도 팬이 많은 빈 소년합창단은 5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소년합창단의 대명사. 하이든 슈베르트 등 클래식의 거장들도 활동했던 소년합창단이다.

이들은 관람 전 20분간 공연을 선보였다. 단원들이 통기타 반주에 맞춰 멘델스존의 ‘눈을 들어 산을 보라’, 페리 분슈의 ‘오늘 천사가 오시네’를 부르는 동안 무대가 마련된 로비에 150여 명의 관객이 몰렸다. 미술관에서 기대 밖의 합창 공연을 감상하게 된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즐거워했다. 딸 남윤정(9) 다현 양(6)과 함께 온 정윤선 씨(35)는 “방학 때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전시회인 것 같아 날씨가 추운데도 오게 됐는데 우연히 합창단의 예쁘고 맑은 목소리까지 듣게 돼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빈 소년합창단원들은 공연을 끝낸 뒤 최빈 큐레이터의 안내로 전시장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노래와 함께 사는 이들이어서인지 마이클 잭슨이나 베토벤의 실크스크린 초상화 앞에서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오스트리아의 스와로브스키사 협찬으로 다아이몬드와 크리스털 가루를 뿌린 작품 ‘그림자’, 전시작 중 가장 고가인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초상화(약 350억 원)에도 이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큐레이터가 교도소의 사형의자 사진으로 죽음의 메시지를 담아낸 ‘전기의자’에 대해 “이 사형의자가 있었던 뉴욕의 교도소 이름이 ‘싱싱 교도소(sing sing prison)’”라고 설명하자 단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지휘자 플로리안 슈바르츠 씨는 “단원들이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된 작품들을 둘러보면서 어떤 작품이 사진이고 어떤 작품이 그림인지 등의 궁금증을 토론하며 즐거워했다”며 “개인적으로도 앤디 워홀의 작품들을 무척 좋아하는데 한국에서 훌륭한 전시회를 접해 기뻤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홍혁의 인턴기자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dongA.com에 동영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