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괜한 손찌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5일 03시 00분


○ 김형우 4단 ● 주형욱 5단
본선 8강 3국 4보(62∼74) 덤 6집반 각 3시간

하변에서 대형 전투가 벌어질 일촉즉발의 상황. 기로에 선 김형우 4단은 한참 고민하다가 백 62, 64로 물러서는 타협책을 택했다. 아무래도 좌하 흑의 두터움 때문에 전면전은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써 좌하 흑의 타개는 쉬워졌다.

마음이 편해지면 기분을 내고 싶다. 주형욱 5단은 흑 65로 들여다보며 신바람을 내려 했다. 그러나 흑 65는 괜한 손찌검이었다. 백 66을 불러 우변 흑진에 악영향을 끼쳤다. 그냥 67의 자리에 젖혀 하변 백 한 점을 손에 넣는 것이 정수였다.

백 66과 같은 수는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지만 그 효과는 은은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면 백 66이 없다면 백 72를 선수하는 것이 껄끄럽다. 흑이 실전처럼 73으로 물러서서 받지 않고 반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백 66이 있어 하변 백 말은 탈출도 쉬워지고 집을 내기도 쉬워지면서 생사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백 74도 미묘한 곳이다. 참고도 백 1이 실리와 하변 백 대마의 안전을 취하는 일석이조의 수. 하지만 백으로선 흑 2∼6으로 중앙에서 짭짤한 흑 집이 나는 게 불만이다.

주 5단은 백 74로 상대를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흑이 무심코 받아 주면 참고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백이 이득을 본다. 자, 그렇다면 흑의 대응은 무엇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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