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지난해 말 애플사의 ‘아이폰’ 판매를 시작해 한 달여 만에 20만 대를 팔며 스마트폰 열풍을 몰고 왔다. SK텔레콤과 통합LG텔레콤은 최근 올해 최대 각각 200만 대, 100만 대의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밝혀 맞불을 놓았다. 인터넷 정보검색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문서 작성, 각종 게임까지 가능한 ‘똑똑한 휴대전화’의 열풍은 뜨겁다. 신문과 방송도 ‘모바일 미디어 시장’의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 DMB, 수익 개선하나
지상파 DMB 사업자인 YTN DMB는 2008년 41억 원, U1미디어는 35억 원, QBS는 42억 원의 적자를 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YTN, U1, QBS 등은 현재 자본잠식 상태이고 KBS, MBC, SBS 등 DMB 사업자들은 별도 법인이 아니어서 영업수지를 따로 산출할 수 없지만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지상파 DMB의 방송광고 매출은 124억 원을 기록했다. 2006년 매출 17억 원으로 시작한 뒤 2007년 60억 원, 2008년 89억 원, 그리고 지난해 100억 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 방송광고공사는 올해 밴쿠버 겨울올림픽, 남아공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연달아 열리는 만큼 매출이 전년보다 최고 50%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미래연구소는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대수 2500만 대를 넘긴 지상파 DMB 단말기는 올해 3412만 대로 증가한 뒤 2014년에는 4855만 대로 늘 것으로 봤다. 그만큼 DMB 광고시장이 확대되는 셈이다. 박현 방송광고공사 DMB파트장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고가의 휴대전화가 늘면서 구매력이 높은 DMB 시청자들이 증가했다”면서 “특히 20,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화장품 광고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확대는 DMB 사업자에게 걱정거리도 되고 있다. 아이폰으로는 아직 DMB를 볼 수 없고 원래 스마트폰은 게임, 동영상, 문서 등 각종 오락거리를 할 수 있게 만들어져 DMB 시청률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 윤현구 미디어미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결국 시청범위 확대와 함께 유료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신문, 모바일 시장에 도전
신문사들은 인터넷에서 사실상 무료로 콘텐츠를 공급했지만 모바일에서는 제값을 받겠다며 나서고 있다. 수준 높은 콘텐츠를 합당한 가격에 제공해 왜곡된 뉴스 및 콘텐츠 시장을 바로잡겠다는 측면도 있다. 동아일보의 경영전문 매거진 ‘동아비즈니스 리뷰(DBR)’의 모바일 콘텐츠 ‘DBR 하이라이트 Vol.1’은 최근 애플의 모바일 소프트웨어 장터인 ‘앱스토어’에서 3000여 개의 한국 이용자 대상 비즈니스 콘텐츠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유료(2.99달러)지만 높은 만족도를 얻어내며 지갑을 열게 만든 것. 동아일보는 SK텔레콤을 통해서도 DBR, ‘이지스터디’ ‘이지수학’ 콘텐츠를 건당 300∼5000원에 서비스하고 있다. 다른 신문도 모바일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며 ‘모바일 구독자’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와 함께 모바일 뉴스 제공 프로그램을 개발해 올 상반기 유료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조윤태 한국언론진흥재단 차장은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는 모바일 뉴스는 유료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노기영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인터넷에서는 콘텐츠를 모아서 파는 포털 등 플랫폼의 권한이 컸다면 모바일에서는 신문사를 비롯한 콘텐츠 제공자들의 입지가 커질 것”이라며 “미디어 시장에 미치는 모바일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이를 잡기 위한 신문과 방송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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