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시치의 하모니, 앤디 워홀을 적시다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1월 21일 03시 00분


앤디 워홀전 찾아 즉석 연주

안토니오 안셀미(왼쪽), 마시모 파리스 씨가 20일 오후 ‘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이 열리는 서울시립미술관 로비에서 헨델의 ‘파사칼리아’를 연주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안토니오 안셀미(왼쪽), 마시모 파리스 씨가 20일 오후 ‘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이 열리는 서울시립미술관 로비에서 헨델의 ‘파사칼리아’를 연주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바로크 실내악단의 대명사인 ‘이 무시치(이 무지치)’가 팝아트의 대명사인 앤디 워홀과 만났다.

17일 마산 3·15 아트홀 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공연 중인 이탈리아 실내악단 이 무시치는 ‘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을 20일 오후 5시에 찾았다. 바이올리니스트 안토니오 안셀미 씨와 비올리스트 마시모 파리스 씨의 손에는 자신들의 분신과도 같은 악기가 들려 있었다.

미술관 로비에 선 두 사람이 요한 할보르센이 편곡한 헨델의 ‘파사칼리아’를 연주하기 시작하자 전시회를 찾은 관객들은 나직한 탄성을 질렀다. 친구들과 함께 전시회를 찾은 성연주 씨(26·서울 강남구 압구정동)는 “이 무시치가 연주하는 비발디 ‘사계절’로 클래식 음악에 입문했는데, 뜻밖의 자리에서 이들을 만나 감개무량하다”며 기뻐했다. 이선희 씨(55·경기 용인시)는 “최고의 예술가들이 다른 분야 최고의 예술을 진지하게 감상하고 연주도 들려주는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열두 명의 단원은 두 사람의 연주가 끝난 뒤 찬찬히 전시를 둘러보았다. 이들은 특히 이탈리아 명화를 소재로 한 ‘비너스의 탄생’(산드로 보티첼리 원작), ‘최후의 만찬’(레오나르도 다빈치 원작)과 클래식 음악가를 소재로 한 ‘베토벤’ 앞에서 한동안 발길을 멈췄다. 안셀미 씨는 “잊혀졌던 비발디의 ‘사계절’을 이 무시치가 1948년 재발견했듯이 워홀은 고전 명화가 주는 의미를 재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무시치의 리더인 살바토레 안토니오 씨는 이번 내한 공연을 끝으로 악단에서 은퇴할 예정. 그는 “1980년대 이후 내한 공연을 통해 수많은 추억을 안겨준 한국에서 멋진 전시회를 방문하게 돼 감회가 깊다”며 “이탈리아에서도 이런 수준 높은 전시는 자주 만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은 4월 4일까지 열린다. 어른 1만2000원, 청소년 1만 원, 어린이 8000원. 02-548-8690, www.warhol.co.kr

이 무시치 서울 연주회는 22, 26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4만∼12만 원. 02-732-3090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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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유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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