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아파트 303동에 사는 윤선이는 신나라초등학교 3학년 3반 ‘짱’이다. 영어 그림 피아노 뭐든지 일등이다. 그런 윤선이가 하기 싫은 것이 있으니 수학과 양치질.
어느 날 윤선이는 저녁부터 온몸에 열이 나서 밥도 못 먹고 침대에 누웠다. 이 소식을 듣고 의사인 큰아버지가 찾아왔다. 큰아버지는 윤선이를 보자마자 “요 녀석, 꾀병이구나”라며 “수학 숙제가 하기 싫은 게 아니냐”고 물었다. 윤선이가 “수학이 없는 나라로 가고 싶다”고 대답하자, 큰아버지는 “은하수를 건너서 컴컴한 북극을 넘어가면 수학 없는 게으름뱅이 나라가 나온다”고 말했다.
밖으로 나온 윤선이와 큰아버지는 빨간 외발자전거를 타고 붕 날아올라 하늘로 향했다. 그랬더니 정말 게으름뱅이 나라가 나왔다. 그곳에는 백 살쯤 먹은 듯한 커다란 사과나무 아래에 올챙이처럼 배가 불룩한 아이가 누워 있었다. 아이는 “수학을 모르니 따먹은 사과를 셀 수가 없어 배가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한없이 울고 있는 아기를 안고 있는 뚱보 아주머니는 “내가 십 년째 양치질을 안 해서 심한 입냄새가 나 아기가 계속 운다”고 푸념했다. 윤선이는 수학 공부와 양치질을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동화 ‘게으름뱅이 나라’)
또 하나 꿈이 떠올랐다/또 하나 별이 떠올랐다/꿈은 언제나 백마강으로 흘러갔지/산기슭 쓸쓸한 부여 외갓집/여뀌들에 바람이 일고/종달새 지지배배 우는/고요히 해 저무는 숲길로…어느새 창밖은 깊고 푸른 밤/별똥별 하나 비스듬히/날아가는 하늘 바다/꿈은 한겨울 추억 속에 얼어붙고/별들이 비추는 길을 지나가고…(동시 ‘외갓집’)
‘날아다니는 얼룩이’ ‘조선의 나래 최승희’ 등 여러 편의 작품을 통해 저자는 젊은 동화작가로 주목받았다. 이 책에는 그의 전작들처럼 환상적이면서도 서정적인 30여 편의 동화와 함께 동시 20여 편을 묶었다.
문학평론가인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는 저자의 동화에 대해 “물고기도 새도 나무도, 어디선가 은은히 울려오는 종소리도 의미 있게 하나하나 그의 동화로 되살아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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