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긴장하라, ‘미니’의 바람이 뜨겁다

  • Array
  • 입력 2010년 1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 럭셔리 브랜드로 미리 보는 올 봄 패션
아직 춥지만 슬슬 봄옷에 눈길이 가기 시작한다. 패션의 속성 중 하나는 반 발짝 앞서면 돋보이는 것 아니던가. 그런데 당신이 여성이라면 일단 지금부터 날씬한 다리를 가꾸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거의 모든 패션 브랜드가 ‘마이크로 미니스커트’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올봄 주요 럭셔리 브랜드인 ‘샤넬’ ‘에르메스’ ‘크리스찬 디오르’ ‘에트로’의 패션을 들여다봤다. 패션업계는 신상품을 내놓기 1년여 전부터 트렌드를 예측해 공유하고, 세계적 브랜드들이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한다. 국내 브랜드들은 다시 이를 참고한다. 고로 럭셔리 브랜드의 패션은 일종의 예습용 패션 참고서다. 전원풍 미니스커트, 흰색과 누드 톤의 테니스 웨어, 섹시한 란제리, 하이톱 스니커즈, 화려한 꽃무늬 등 다가올 계절의 럭셔리 패션 센스를 배워보자.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상상 이상의 섹시함

크리스티앙 디오르, 화끈한 란제리 패션이 왔다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올봄 옷들을 처음 봤을 때, “아니, 이런 옷을 입고 어디에 갈 수 있나요?”란 질문이 저절로 튀어 나왔다. 엉덩이를 반쯤 가리는, 가죽 소재의 베이지색 짧은 트렌치코트 아래로 연분홍색 미니 슬립이 매치돼 있던 것. 미니스커트라고 부르기엔 한없이 민망한, 영락없는 실크 란제리로 보였다. 크리스티앙 디오르 관계자는 “어머, 뭘 모르시는 말씀이에요”라며 “우리 고객들은 워낙 과감하고 섹시한 패션을 즐겨 이 옷들을 입고 쇼핑도 하고 레스토랑에도 갈 겁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올봄 과거 팜므 파탈의 대표적 여배우인 로렌 바콜을 뮤즈로 삼았다. 연분홍, 베이지, 살구색 등 여성의 속살을 연상시키는 연한 색을 주로 활용해 섹시한 란제리 디자인 옷을 선보였다. 검은색 망사에 가슴과 은밀한 부분만 보라색 실크로 가린 슬립형 미니 원피스, 몇 년 전 나왔을 땐 일부 용감한 패션 피플만 입었던 뷔스티에(가슴에 브래지어처럼 컵이 달린 톱)가 찬란하게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수석 디자이너인 존 갈리아노는 남성 옷에서는 ‘섹시한 해체주의’에 푹 빠진 듯했다. 재킷과 조끼는 시스루(비치는) 소재의 천을 겹겹이 덧댔다. 발목이 드러나는 길이의 바지에는 하이톱 가죽 스니커즈를 매치했다.

>>실전 응용법 트렌치코트 패션에 가급적 섹시한 여성미를 불어넣어 보자. 좀 과한 미니 슬립형 스커트 대신 레이스 또는 실크 소재의 여성스러운 스커트를 입는 거다. 조금만 더 용기를 낸다면 흰색 면 남방 위에 뷔스티에를 덧입을 수도 있다.

소풍 나선 소녀처럼

샤넬, 전원에서의 피크닉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칼 라거펠트 씨는 2010년 봄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패션쇼 무대를 건초더미가 쌓인 목재 헛간으로 꾸몄다. 패션쇼의 시작은 수탉의 ‘꼬끼오’ 울음 소리였다. 왜 그랬을까. “요즘 환경과 유기농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래서 패션에 접목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샤넬의 베스트셀러 아이템이자 여성들의 ‘영원한 로망’인 샤넬 트위드 재킷은 이번 봄엔 닳아서 헤어진 듯한 느낌으로 표현됐다. 1930년대 샤넬 여사가 즐겨 사용했던 수레국화와 양귀비 꽃 문양은 코바늘로 짠 흰색 니트 카디건 위에 펼쳐졌다.

유머러스한 패션 거장, 라거펠트 씨는 네덜란드 풍 나막신에 붉은 꽃을 달았다. 거친 느낌의 린넨과 삼베 소재로 만든 재킷은 어깨선을 부드럽게 했다. 시골 느낌을 극대화하려고 트위드 클래식 백에는 가장자리에 술을 꾸미고, 챙이 넓은 모자는 짚으로 장식했다.

전원으로 피크닉을 떠난 아가씨들의 ‘꺄르르’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샤넬은 이 사랑스런 아가씨들이 미니스커트 밑으로 훤하게 드러낸 허벅지에 체인 모양의 1회용 타투를 둘러 붙여 발랄함을 더했다.

>>실전 응용법 동대문 구제 시장 등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약간 촌티 나는 느낌의 손뜨개 니트 카디건을 구입해 짧은 치마 위에 입는다. 허벅지에 타투를 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손등이나 손목 안쪽에 시도해보자.



스카프만 걸쳐도

에르메스, 흰색 그리고 스포티한 우아함 에르메스의 올해 봄 패션쇼는 테니스 코트를 무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테니스 선수들의 상징인 깔끔한 피케 셔츠를 입고 무대에 오른 여성 모델들은 손에 테니스 라켓을 들었다. 하지만 에르메스는 역시 에르메스였다! 스포티한 우아함이랄까. 흰색 피케 셔츠에 몸을 따라 흐르는 발목 길이의 롱스커트를 매치하거나, 미니스커트를 입었으면 비스코스 저지 소재의 긴 카디건을 걸쳤다. 주로 사용한 색은 흰색과 살구색. 액세서리의 활용도 눈길을 끌었다. 굵직한 나무 뱅글(팔찌)과 허리를 강조하는 넓은 가죽 벨트는 과하게 ‘샤방샤방한’ 스타일이 아닌, 자연스러운 멋을 풍겼다. 남성의 경우엔 초콜릿색 재킷과 흰색 면바지의 배합이 주목할 만했다. 편안한 느낌의 V넥 회색 카디건에 푸른색 스카프를 목에 무심한 듯 두른 스타일도 올봄 남성의 교과서 패션!

>>실전 응용법 에르메스 스타일의 관건은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남성들이여, 실크 스카프와 친해지자. 재킷이건 카디건이건 넥타이 대신 스카프를 매는 것만으로도 멋스러워질 수 있다.

나비 넥타이 효과

에트로, 화려한 무늬와 색상을 두려워 말라 페이즐리 문양이 브랜드 아이콘인 에트로는 올봄에 여성미와 로맨티시즘을 한층 강화했다. 광택이 흐르는 실크 원피스는 볼륨감을 살리고 허리엔 긴 끈을 묶어 늘어뜨렸다. 우아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동양적 꽃무늬와 수공예 기법의 추상적 패턴을 많이 사용했다. 베이지와 연보라 등 톤 다운된 파스텔 색상으로 프릴과 러플 장식도 많이 넣었다. 남성의 옷에는 파랑과 초록 등 청량한 색들로 화려한 페이즐리 문양을 한껏 풀어냈다. 세로 줄무늬 셔츠에 페이즐리 문양 재킷 등 서로 다른 패턴을 과감하게 매치한 스타일이 눈에 띈다. 단 이때 흰색 바지를 입어 복잡한 색의 조합을 정리해줄 필요는 있다. 날씬한 회색 정장에 보라와 주황색 땡땡이 무늬 나비넥타이를 맨 차림도 굿!

>>실전 응용법 이탈리아 신사를 꿈꾸는가. 그렇다면 화려한 무늬와 색상에 대한 공포부터 없애야 한다. 신비한 보라색과 친해지는 것, 나비넥타이를 한 두 개쯤 갖추는 것도 당신이 멋쟁이 신사가 되는 지름길이다.

▶동아닷컴 인기화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