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이 목사만 바라보고 일방적으로 설교를 듣는 ‘영화관 교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오늘날 ‘잘되는’ 교회는 대부분 평신도가 주축 아닙니까.”
‘헌법의 풍경’ ‘불멸의 신성가족’ 등의 책에서 법조계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고발해 온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김두식 교수(43·사진)가 이번에는 한국 교회에 대한 비판서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홍성사)를 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교수는 이 책에서 평신도로서 바라본 한국 교회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예배당 없이 평신도 주축으로 운영하는 서울 중구 높은뜻푸른교회에 다닌다.
27일 통화에서 김 교수는 “우리나라 교회는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성취하는 것이 선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것은 예수님의 낮은 데로 임하라는 가르침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 제목처럼 세상이 교회 속에 너무 깊이 들어와 있다”며 “사교 모임으로 전락한 교회가 간증과 고민을 나누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목사들의 권위적인 태도도 비판했다. “평신도들의 수준은 높아졌는데 목사들은 문맹률 90%였던 시절처럼 ‘내 말을 무조건 따르라’고 설교합니다.” 김 교수는 교회 안에서 의문을 가지는 것을 금기시하면 안 된다며 “미국 교회는 교리는 보수적이지만 운영은 민주적입니다. 목회자와 신도 사이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예수님도 일방적 설교보다 대화를 강조했죠”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꿈꾸는 교회의 이상형은 따뜻한 신앙 공동체다. 그는 “지구촌교회, 100주년기념교회 등 요즘 긍정적 평가를 받는 교회조차도 성공한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가난한 사람들이 힘겨운 사회적 삶의 대안으로 교회를 찾아오게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국가와 보험회사에 맡겨둔 교회의 역할을 되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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