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비만은 정말 건강의 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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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6일 03시 00분


◇비만 히스테릭/이대택 지음/264쪽·1만2000원·지성사

과체중과 비만이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비만은 심장병, 동맥경화, 당뇨 등 각종 합병증을 유발한다. 이를 생활습관병, 성인병, 현대병 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풍요롭고 편리해진 세상, 인간의 수명을 위협하는 새로운 복병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이 일반화된 통념을 부정한다. 운동생리학을 전공한 저자는 비만이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것도, 당뇨병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체지방이 과다하게 쌓이면 혈관에 노폐물, 기름기가 축적돼 동맥경화나 심장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몸 안에 축적된 지방과 혈관 속의 지방은 다른 성질의 것이며 인체의 에너지 대사는 이를 분명히 구분한다. 체지방량과 관상동맥질환과의 분명한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만이 혈관질환을 막아준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저자는 “과체중인 사람들에게서 당뇨병이 잘 나타난다는 것만으로 비만이 당뇨병을 유발한다고 결론지을 수도 없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비만의 개념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표준체중이란 개념은 1895년 미국의 한 생명보험회사가 만든 표에서 비롯됐다. 신장과 체중이 비례한다는 전제 위에서 신체질량지수가 나왔다. 이것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면서 건강의 기준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통계적으로 나온 수치가 정상체중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한 문화권 사람들의 신체질량지수를 파악해 그래프로 그린 뒤 정상분포곡선의 하단부는 저체중, 상단부는 과체중으로 결정짓는 방식은 불합리하다.”

결국 체중이 건강의 척도가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수치에 연연하며 지나치게 다이어트에 매달리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값비싼 의약품 개발과 같이 불필요한 사회적 지출을 유발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렇게 강조한다.

“체중 대신 우리가 관리해야 할 것은 체력이다. 각자에게 알맞은 체지방량과 체중이 자연스럽게 결정되도록 운동을 해야 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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