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이상 지속된 조선의 문명을 떠받친 힘이 과연 무엇인지 살핀 책이다. 저자는 우선 문치(文治)를 꼽았다. 왕과 신하가 유교경전을 공부한 경연(經筵), 비평을 맡은 언관(言官), 역사기록을 담당한 사관(史官)이 문치의 중심이었다. 그 가운데 특히 경연은 왕도정치의 이상을 강화하는 장치였다.
저자는 법치(法治)와 예치(禮治)의 조화를 또 다른 힘으로 봤다. 조선은 ‘경국대전’을 중심으로 공공생활을 다스렸다. 일상적 삶은 유교경전을 통해 규범을 세웠다. 공적인 법과 사적인 도덕률의 적절한 조화로 사회의 균형을 잡은 것이다. 공리공론만 일삼은 것으로 종종 지탄받는 성리학에 대해선 “중용(中庸)과 민(民)을 키워드로 삼아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고민했던 학문”이라고 평가한다.
이 밖에 저자는 역사라는 거울에 비춰 자기 시대를 반성하고자 했던 실록 정신, 대동법으로 대표되는 민생을 위한 제도 혁신 등을 ‘조선의 힘’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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