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은 쌍둥이 자매의 빛바랜 사진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이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사진 속 현실에 있을 법한 소품을 만들어 가상현실을 재현한 뒤 이를 영상으로 완성한다. 한데 자매의 말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기에 화면에선 두 기억이 교묘하게 엇갈린다.
작가 오용석 씨(34)의 영상작품 ‘듀엣’이다. 정적인 이미지와 동적 이미지로 구별되는 사진과 영상의 역할 바꿈이 흥미로운 작품이다. 그의 두 번째 개인전 ‘클래식’에선 이렇듯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을 오가며 실제가 허구로, 허구가 현실이 되는 영상콜라주에 설치를 결합한 새 작업을 볼 수 있다.
얼핏 빈틈없어 보이지만 그의 작품 속에는 스크랩 사진, 직접 찍은 사진, 영화 속 장면, 실제 공간에 찾아가 찍은 영상 등 다양한 이미지가 섞여 있다. 예컨대 ‘Drama’의 경우 영화 장면과, 그 장면과 흡사한 실제 공간의 이미지를 결합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같음, 닮음, 다름의 모호한 경계를 다룬 ‘합성의 풍경’. 어쩌면 우리가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도 합성적 작용의 결과가 아닌지 묻고 있다. 갤러리 현대가 종로구 사간동에 개관한 ‘16번지’의 첫 전시다. 28일까지. 02-722-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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