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코미디언 구봉서 씨(84)는 ‘60년 지기’이자 동갑내기인 배삼룡 씨 별세 소식에 안타까워했다. 병원에 입원 중인 구 씨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까운 사람을 하나 보냈다. 진작 병원에 열심히 다녔으면 괜찮았을 텐데…”라며 “형제 같은 친구였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막둥이’(구 씨)와 ‘비실이’(배 씨)로 코미디계에서 황금 콤비를 이뤘다. 구 씨는 1946년 서울 변두리의 한 극장에서 배 씨를 처음 만난 뒤 수십 년간 함께 활동했다. 군예대에서 함께 군 생활을 했고, 제대 후에는 1969년 방송계로 나란히 나섰다. 이들은 2003년 후배들의 헌정 공연인 ‘웃으면 복이 와요’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구 씨는 지난해 1월 자택 욕실에서 넘어져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뒤 뇌수술을 받았다. 이날 구 씨는 “지금 병원에 누워서 전화를 받고 있다”면서 힘겹게 말을 이었다.
구 씨는 지난해 여름 배 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갔지만 배 씨가 말 한마디도 못하는 상태여서 손만 잡아주고 왔다. 두 콤비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구 씨는 “내일 빈소에 가봐야겠다. 의사는 가지 말라고 하지만 그래도 얼굴은 보고 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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