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1세대 프로듀서’로 신철 대표. 2006년 ‘로보트 태권브이’ 저작권 계약을 맺고 실사 영화 제작을 시작한 그는 애니메이션부터 게임, 피규어, 테마파크까지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 로보트태권브이 신철 대표 인터뷰 어떤 역경에도 쓰러지지 않는 히어로 열에 아홉은 아는 ‘국민로봇’ 태권브이 완구·로봇랜드 등 다양한
콘텐츠 양성 ㈜로보트태권브이 신철 대표. 영화사 신씨네의 대표이사이기도 한 그는 1989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비롯해 1992년대 ‘결혼이야기’ 등을 기획, 흥행시킨 ‘프로듀서 1세대’이다.
그는 ‘은행나무침대’, ‘약속’, ‘편지’, ‘엽기적인 그녀’ 등의 작품을 통해 1990년대 한국영화의 중흥을 이끌었다. 한국영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제작자인 그가 일생일대의 목표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로보트 태권브이’다. 실사영화는 물론 애니메이션, 게임, 피규어, 완구, MD상품, 출판, 테마파크까지,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로 추진하는 방대한 프로젝트다.
- 왜 지금 태권브이인가.
“내 팔자인가 보다.(웃음) 한국영화가 영역을 확장해가는 데 내 나름대로 발견한 베스트였다. 태권브이 세대들은 현실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으며 자라났다. 태권브이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쓰러지지 않았다. 태권브이를 보며 그들이 새로운 희망을 다시 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 프로젝트를 처음 기획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끝내고 미국에서 이소룡을 CG 캐릭터로 부활시키는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였다. 따져보니 영화가 완성되어도 그 부가가치가 우리 것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 2000년대 중반 중국 영화 관계자가 ‘엽기적인 그녀’에 등장하는 타임캡슐을 왜 MD상품으로 만들지 않았냐며 의아해 했다. 한국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도 그 부가가치를 잃어왔던 셈이다.”
- 프로젝트를 기획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정확히 12년이다. 1999년 김청기 감독과 판권 계약을 했다. 당시에는 새 애니메이션 제작을 목표로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비즈니스가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전반적인 저작권 관리가 필요해 2006년 새롭게 계약했다.”
- 전체 비즈니스의 현재 진척 상황은 어떤가.
“실사영화는 물론 완구, 로봇랜드 등을 다양한 사업을 위해 연관 기업이나 기관들과 제휴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주춧돌을 놓았고 기초공사를 한 셈이다. 실사영화는 올해 상반기 중 촬영을 시작한다.”
- 이른바 ‘원 소스 멀티 유즈’다.
“그동안 핵심 콘텐츠에 대한 확신이 없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사업을 못했다. 태권브이가 그런 코어 콘텐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2006년 자체 설문조사를 한 결과 태권브이에 대한 인지도가 성인은 95%%, 어린이는 85%%나 됐다. 30여년이 지나 이젠 전설이 되다시피했는데 말이다. 30여년의 히스토리가 있는 콘텐츠인데다 국기인 태권도가 등장하고, 미래 산업의 킬러 콘텐츠인 로봇을 소재로 해 가능성은 매우 크다.”
- 현실에서 발견한 또 다른 가능성이라면.
“원작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브이’를 영화진흥위원회의 디지털 복원 작업을 거쳐 2006 년 재개봉했는데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기록을 세웠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려주는 콘텐츠여서 자녀들에게 어린 시절 영웅 캐릭터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더구나 어린 관객들의 호응도 컸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