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영하 씨를 비롯한 세계 작가 11명이 서울을 포함해 자기 삶의 배경인 12개 도시를 이야기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게 도시는 그저 화려한 문명의 결집처가 아닙니다. 자신의 삶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애증의 공간입니다. 책에 실린 도시는 라고스, 런던, 서울, 카이로, 멕시코시티, 테헤란, 요하네스버그, 상파울루, 베이징, 로스앤젤레스, 도쿄, 뭄바이 등 12곳입니다.
김 씨는 “서울에 산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잊어버리는 것, 그리고 망각에 익숙해지는 것”이라며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서울의 무분별한 아파트 건립을 서글픈 초상으로 그립니다.
멕시코시티의 기예르모 파다넬리는 새벽 다섯 시에 집을 나와 세 시간이나 걸려 일터에 도착하는 사람들의 지하철 풍속을 관찰했습니다. 뭄바이의 키란 나가르카르는 수도와 공공화장실이 턱없이 모자란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수성에 찬사를 보냅니다. 작가들이 포착한 도시의 주 정서는 황량함과 망각, 결핍입니다만 그곳에 애틋함과 추억, 사랑도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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