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순위 올리는게 최고의 광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0일 03시 00분


“유통구조 전반 뜯어고쳐야 사재기 근절”
■ 출판계 반응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가 책 사재기 혐의를 적발해 그 책을 낸 출판사 4곳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신고하는 일이 벌어지자 출판계는 “고질적인 병폐가 또 불거졌다”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아시아 한성봉 대표는 “특정 출판사를 동종 업계에서 신고하는 일이 반복되는 현실이 부끄럽다”면서 “이런 신고가 특정 업체의 영업을 방해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라 사재기 예방을 위해 이뤄진 것임을 전체 출판사가 깊이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북이십일 김영곤 대표는 “출판을 하면서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도덕률이 지켜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에코리브로 박재환 대표는 “돈이 적게 들면서 광고 효과가 크니까 베스트셀러 순위를 조작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경제적 이유 때문에 출판계의 자율적인 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재기 행위가 계속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베스트셀러 20위 목록이 있다면 그중 2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사재기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출판사 몇 곳을 조사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유통구조 전체에 대한 고민을 해야 근원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교보문고, 예스24 등 서점 2, 3곳에 매출이 집중되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사재기를 근절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판사 대표는 “온라인 구매가 활성화되면서 동호회나 카페를 동원한 교묘한 수법은 찾아내기도 힘들다”며 “몇몇 출판사는 ‘사는 행위’도 없이 돈을 주고 순위를 조작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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