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를 모심에 세 가지 잘못이 있으니, 말씀이 미치지 않았는데 먼저 말하는 것을 조급함이라 이르고, 말씀이 미쳤는데 말하지 않는 것을 숨김이라 이르고, 안색을 보지 않고 말하는 것을 눈멂이라 이른다.
‘논어’ ‘季氏(계씨)’의 제6장에서 공자는 君子와의 대화 때 三愆(삼건)을 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君子는 연령 및 지위가 높은 사람과 덕이 높은 사람을 모두 포괄한다. 三愆의 愆은 과실 過와 같다. 어른이 말을 꺼내지 않았는데 이쪽에서 먼저 한다면 조급하다 하겠고, 어른이 말씀을 꺼냈거늘 이쪽에서 말하지 않는다면 숨기는 것이 된다. 또 말해야 할지 어떨지 어른의 안색을 살피지 않고 함부로 말하는 것은 눈멀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가 三愆이다.
옛 사람들은 말해야 할 때 말하는 時然後言(시연후언)을 중시했다. 줄여서 時言이라 한다. ‘憲問’에 보면 衛(위)나라의 公明賈(공명가)가 대부 公叔文子의 언행에 대해 ‘그분은 말해야 할 때 말씀하시므로 사람들이 그 말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자는 공명가의 평가를 전면 수긍하지는 않았지만 時言을 중시한 것은 분명하다. 三愆을 범하면 時言이 아니다.
‘순자’에서는 ‘말을 꺼내야 하지 말거늘 말하는 것을 오만함이라 이른다’고 하고, 이하의 숨김이나 눈멂은 ‘논어’의 이 장과 마찬가지로 규정했다. 순자가 본 ‘논어’에는 躁가 傲로 되어 있었던 듯하다. 한편, ‘한시외전’에서는 남과 道의 방향, 이치, 궁극을 이야기하려면 禮貌를 공손하게 하고 言辭를 순하게 하며 顔色을 바르게 해야 한다고 했다. 윗사람과의 대화에서 三愆을 범하지 말자. 남과의 대화에서 禮貌와 言辭와 顔色을 성실하게 지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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