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志氣와 血氣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血氣는 혈액의 운동에서 생겨나는 生氣로 인간의 본능에 속하므로 누구나 연령별로 비슷한 특성을 나타낸다. 하지만 위대한 인물은 志氣가 남달라서 혈기를 억제하고 좋은 방향으로 써 나갈 수 있다. ‘논어’ ‘季氏’의 제7장에서 공자는 인간의 삶을 세 시기로 나누고, 시기마다 血氣의 특성을 잘 파악해서 志氣로 그것을 조절하라고 가르쳤다. 그 가르침을 三戒라고 한다.
戒는 警(경)과 같다. 少之時는 13세 이전이다. 血氣未定이란 혈기가 격렬하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在는 ‘∼에 있다’, 及은 ‘∼에 이르러서는’이다. 壯은 30, 40대를 말한다. 剛은 강하고 성대함이다. 老는 50세 이후를 가리킨다. 得은 음식이나 재물을 얻음을 뜻한다. 정약용은, 천지만물은 혈기가 충만하면 배설을 생각하고 공허하면 채우기를 바라므로 혈기가 충만한 少壯의 때는 여색이나 싸움을 좋아하고 혈기가 부족한 노년에는 음식과 재물로 채우려 든다고 했다. 안정복은 혈기가 쇠하면 후사에 대한 생각이 절실하게 되어 공을 계산하고 이익을 가까이 하려고 한다고 풀이했다. 少와 壯과 老의 규정은 옛날과 달라졌다. 하지만 생명의 원리로 볼 때 연령별로 혈기가 다르고 욕망하는 바가 다른 것은 분명하다. 少壯의 욕망 분출도 경계해야 하지만, 老貪(노탐)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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